"러시아군은 민간인의 팔 다리를 자르고 목을 베고 탱크로 깔아뭉갰습니다"
"여성은 자녀 앞에서 성폭행 당한 뒤 살해당했습니다"
"안보리가 보장해야 할 안보는 어디에 있습니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현지 시간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화상 연설을 통해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집단 학살 정황이 담긴 90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민간인 희생자 처참한 모습 담긴 90초 영상>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차 지역에서 최소 3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살해됐다며, "고의로, 재미로 민간인을 살해하는 러시아의 학살은 IS 등 테러리스트들의 행동과 다를 바 없다"며 러시아군을 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침략 당사자이면서도 거부권 행사로 안보리의 손발을 묶고 있는 러시아를 상임이사국에서 퇴출해야 한다며, 러시아를 막지 못한다면 유엔 안보리는 해체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전범을 심판했던 뉘른베르크 재판을 언급하며 러시아군과 명령을 내린 자들이 전쟁범죄 혐의로 재판 받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요.<대학살 영상 보고도..中대사, 러시아 감쌌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분노에 찬 연설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러시아를 두둔하는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현지시간 5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부차에서 발생한 민간인 희생 영상과 기사는 아주 끔찍하다”면서도 “사건의 전후 상황과 정확한 사건의 원인에 대한 검증부터 이뤄져야 한다.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사실에 근거한 비판만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제재는 사태 해결에 효과적이지 않고 오히려 경제 피해만 가속할 뿐”이라며 “미국과 NATO, 유럽연합 EU 등이 러시아와 포괄적인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러시아 편을 거들었습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사설을 통해 “비록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궁극적으로는 전쟁이 모든 비극의 주범이라는 것은 확실하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을 하지 않는 한 인도주의적 비극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물타기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러시아 "서방, 평화협상 망치려 부차 학살 조작">
러시아는 민간인 공격에 대한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바실리 알렉스비치 네벤즈야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군에 대한 엄청난 양의 거짓말을 들었다”며 “우크라이나가 현장을 연출한 것이며, 러시아가 전쟁에서 기대만큼 전진하지 못하고 있는 건 민간인을 겨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는 동안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으며 마을을 떠나는 것이 허용됐다"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다만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별도로 러시아 외무 장관도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서방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정을 망치려 든다고 주장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현지시간 5일, 러시아 현지 TV를 통해 방영된 연설을 통해 부차의 대량 학살 의혹을 부인하며 이를 서방의 도발이며 엄청난 위조라고 규정지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렸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5차 평화협상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언급한 뒤 "사실이 아닌 도발의 목적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을 망칠 구실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부인에도 국제사회 강력 규탄>
한편 유럽연합은 러시아의 민간인 학살에 대응해 러시아산 석탄과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추가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이탈리아와 덴마크 등 유럽국가들은 또 각국에서 러시아의 외교관 총 200여명을 추방했습니다.
세계
박진주
[World Now] 젤렌스키 "러시아, 재미로 민간인 죽여"‥"유엔은 문닫을 건가?
[World Now] 젤렌스키 "러시아, 재미로 민간인 죽여"‥"유엔은 문닫을 건가?
입력 2022-04-06 11:34 |
수정 2022-04-06 11:37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