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드레스를 입고 PCR 검사를 받으러 나타난 한 여성. 긴 면사포가 땅에 끌릴까 뒤에 서 있는 또다른 여성이 잡아줍니다. 중국의 전통 의상인 치파오를 멋지게 차려 입은 여성도 있고, 정장을 쫙 빼입고 나타난 남성들도 보입니다. 우스꽝스러운 공룡탈과 슈퍼맨 복장까지 등장했습니다. 마치 패션쇼나 핼러윈이 아닌가 싶지만, 코로나19로 봉쇄된 상하이 PCR 검사 현장의 모습입니다. 중국 SNS 웨이보에는 이같은 사진들이 공유되면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유행에 동참해 호피 무늬 셔츠를 가슴까지 풀어헤치고 나타난 한 남성은 중국 인터넷 매체 <중바오(众报)>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PCR 검사를 받으러 나온 사람들이 나를 보고 한번 웃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검은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여성은 "멋지게 단장하면 나도 즐겁다"면서 "상하이 사람들은 세련된 걸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반면, 비극적인 일도 있었습니다. 그제(6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키우던 반려견이 대낮에 방역 요원에게 잔인하게 맞아 죽은 사건이 발생한 겁니다. 확진된 주인은 격리 시설로 옮겨져야 했고, 당국의 지시에 따라 아파트 단지 밖 거리에 개를 풀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반려견은 주인이 떠난 이후 도롯가를 배회하다 방역 요원에게 맞아 죽었습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SNS로 퍼지면서 중국에선 비판 여론이 일고 있습니다. 한 시민이 공개한 아파트 주민위원회 통화 내용에 따르면 위원회 관계자는 "개를 격리시키지 않고 왜 죽이냐"는 항의에 대해 "확진된 사람 집에 살던 개인데 당신이라면 돌보고 싶겠냐"며 "개를 격리하고 검사하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같은 아파트에 비슷한 상황의 개가 2마리 더 있다면서 상당히 난처하다고 말했습니다.상하이는 지난달 28일 봉쇄됐습니다. 당초 지난 5일까지 8일 간의 '단기 봉쇄' 끝에 해제할 예정이었지만 확진자가 계속되면서 봉쇄가 연장됐습니다. 어제 발표된 중국 본토 확진자는 2만2천995명으로 사흘째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상하이의 확진자는 1만9천982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87%에 달했습니다. 상하이는 전 주민 2천500만명을 대상으로 2차 전수 검사를 했습니다. 이 때문에 군의관 2천명 등을 포함해 2만명이 넘는 의료진을 지원했습니다.
상하이에 있는 한국 교민 분에게 생활은 어떤지 물었더니, 생필품과 식재료는 그래도 버틸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교민들이 주로 사는 황푸강 서쪽 지역은 동쪽보다 나중에 봉쇄됐기 때문에 비교적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고 합니다. 다만 언제까지 봉쇄가 지속될지 모르니 굉장히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계속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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