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_영상] '최후 항전' 마리우폴 제철소에 민간인 1천 명‥피해 우려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

도로 위 차량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총을 든 군인들이 민가를 덮칩니다.

도로 위에 쓰러져 있는 사람을 향해 군인이 폭탄을 던지고 잠시 후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마리우폴 사수를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최후 저항을 벌이고 있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는 희뿌연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특수부대 '아조우(Azov)' 연대가 공개한 영상입니다.

아조우 연대의 데니스 프로코펜코 중령은 "러시아 점령군은 제철소 안에 민간인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공장을 공격하고 있다"며 "그들은 폭탄, 로켓, 벙커 파괴용 폭탄 등 온갖 무기를 동원해 무차별 공격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민간인 피해가 상당하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미하일로 베르시닌 마리우폴 경찰국장은 현지시간 18일, 러시아군에 포위된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어린 아이를 동반한 여성 등 약 1천여명의 민간인이 대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르시닌 국장은 미 CNN과의 전화통화에서 "민간인 중에는 여성, 노인, 어린이가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며 러시아군이 맹렬한 기세로 제철소를 폭격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러시아군은 현재 마리우폴 도시 대부분을 장악한 채 도시 남쪽 해안에 있는 아조우스탈 제철소 점령을 통해 도시 전체 장악을 꾀하고 있습니다. 마리우폴 점령이 완료되면, 러시아군은 흑해 연안 지역 대부분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는 셈입니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오늘부터 마리우폴 외부로 통하는 통로를 모두 차단하고 도시 내 주민들에게 통행증을 발급하는 등 이동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군 미사일 공격에 연기 치솟는 우크라 르비우 [사진 제공: 연합뉴스]

러시아군, 서부 공격 확대‥민간인 피해 속출

러시아군은 이날 서부 폴란드 국경 인근 도시 르비우에 미사일 공격을 하는 등 공격 범위를 다시 확대하고 있습니다. 르비우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으로 평가되어 왔는데, 이날 공격으로 적어도 6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르비우 미사일 공격 이후 이호르 조브크바 우크라이나 대통령 외교 고문은 "이제 우크라이나의 그 어떤 곳도 안전하지 않다"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민간인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유럽연합 EU도 거들었습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담당 고위 대표도 "우크라이나가 최근 몇주 사이 가장 강력한 미사일 공격을 당하고 있다"며 "유럽연합은 러시아군의 무차별적이고 불법적인 민간인 대상 폭격을 비난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러, 돈바스 장악에 집중"‥민간인 피해 속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새로운 공격을 개시했다"며 "러시아군이 오랫동안 준비한 '돈바스 전쟁'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군 사령부도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의 주력군이 돈바스로 알려진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의 전체를 장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고,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2차전이 시작됐다"면서 "우리군을 믿자. 그들은 강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러시아의 포격으로 도네츠크 지역에서 4명이 숨졌다고 밝혔고, 북동부 지역인 하르키우에서는 포탄이 주택가 인근 놀이터에 떨어져 남성과 여성이 각 1명씩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1천억 달러(약 123조 4300억 원) 규모의 사회기반시설이 파괴됐다고 밝혔는데, 우크라이나 전체 사회기반시설의 30%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동결된 러시아 재산을 투입하면 재건하는 데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엔은 현지시간 17일 자정 기준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2072명에 달한다고 집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