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제로코로나19' 정책을 고집하는 사이 진료를 받지 못해 사망자가 발생하고 수백 명이 격리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고통 못 참겠다"‥병원 못 가 극단적 선택>
"가족에게 작별을 고해야겠어. 고통을 참을 수 없어. 생의 종점에 다가온 것 같아"
지난 14일 스스로 생을 마감한 상하이 교향악단 바이올리니스트 천순핑 씨가 남긴 유서입니다.
전날 밤 9시쯤 배가 아파 구급차를 요청한 천 씨의 가족은 "대기자가 많아 2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습니다.
약 3시간 뒤, 어렵게 배정받은 구급차에는 이미 2명의 환자가 타고 있었습니다.
구급차만 타면 금방 치료를 받을 줄 알았던 천 씨는 철옹성 같은 병원 응급실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로 찾은 병원에서는 "수용 환자들이 모두 코로나19 감염자들"이라며 진료를 거절당했고, 다른 병원은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이미 자정을 넘긴 시간이라 문을 연 약국도 찾을 수 없었던 천 씨는 고통이 점점 더 심해졌지만,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8시, 천 씨는 아파트 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천 씨의 아들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건 불치병도, 교통사고 때문도 아니었다"며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고,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호소했습니다.
<방역에 밀려‥수백 명 치료 못 받아>
코로나 환자에 밀려 일반 환자는 아예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일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랑셴핑 홍콩 중문대 석좌교수도 98세 모친이 신장 질환 치료를 받기 위해 상하이의 한 병원에 갔지만, PCR 검사를 받고 4시간 동안 결과를 기다리다 응급실 문 앞에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방역에 실패하면 해임 등 엄중한 문책이 뒤따르고, 연일 2만 명대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방역에만 몰두하다 보니 일반 환자 진료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웨이보에 "1시간 30분 동안 1곳의 병원에 전화를 걸었으나 12곳이 불통이었다"며 상하이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병원들은 현지 매체에 "전화가 너무 많이 걸려와 연결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연이어 나오는 코로나19 사망자‥7명 추가>
봉쇄는 장기화하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으로 숨지는 사람들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습니다.
19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날 상하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7명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 6명은 75세 이상이며 나머지 1명은 60세로, 모두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기저질환자라고 밝혔습니다.
그전에 사망한 사람들까지 합치면 상하이의 누적 사망자는 모두 10명입니다.
하지만 일일 신규 확진자가 2만 명대인 상하이에서 누적 사망자가 10명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 전문가들은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미 방송매체 CNN은 이날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사망자수를 집계하는 방식 때문에 공식적인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과도하게 적다"며 중국 당국의 통계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오염 소독'하겠다며 3천 명 버스에 태워 격리소행>
극단적인 방역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당국이 상하이에 있는 마을 롄친촌 주민 3천여 명을 버스 99대에 태워, 격리 시설로 이동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은 이 마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심각하게 오염돼 주민 안전을 위해 소독이 필요하다며 모든 주민이 집 현관은 물론 찬장과 옷장 등의 문을 열어놓은 채, 지정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통지했습니다.
온라인에는 한밤중 어린이를 포함한 주민들이 줄을 지어 여행용 가방을 끌고 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퍼졌지만, 중국당국에 의해 이런 영상들이 속속 삭제되고 있습니다.
<제로코로나 정책 부작용 여기저기서 드러나>
여기에 생필품 공급 차질과 물류난, 생산시설 가동 중단 등 상하이의 경제마저 총체적 난국에 빠진 형국입니다.
일부 주민들은 정부에 항위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지도부가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당분간은 부작용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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