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 대신 개수·양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확산>
미국의 배달피자 브랜드 '도미노피자'는 최근 미국 전역에서 10개짜리였던 '뼈 없는 치킨 윙'을 8개로 줄였습니다.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도 치킨랩과 샌드위치에 넣는 고기양을 줄였고, '버거킹'도 치킨 너겟 개수를 줄였습니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식료품 물가가 뛰자 미국 식당가에서 가격 대신 음식 양과 크기를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은 줄인다는 뜻의 영어 단어 '슈링크(shrin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미국 소비자물가 두 달 연속 8%대..음식점 줄줄이 가격 인상>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한 해 전보다 무려 8.3%가 폭등했습니다.
지난 3월 8.5%에 이어 두 달 연속 8%대를 기록했는데요.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이 상승률을 주도했습니다.
미국이 41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식당들은 음식값을 1년 전보다 7% 넘게 올렸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의 소비 위축을 우려한 업체들은 가격 인상 대신 음식 재료를 덜 쓰는 '짠돌이 전략'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포트의 '고메투고'의 샐러드는 기존에 453g이었는데 최근 397g으로 양이 줄었습니다.
고메투고 소유주인 캐럴린 제라르디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샐러드 양을 줄였지만, 가격은 이전과 같이 6.95달러, 우리 돈 약 8천9백 원을 받는다"며 "가격은 그대로지만 실제 가치는 줄어들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사람들은 크기 변화보다 가격 변화에 민감">
식당 주인들은 손님들이 가격을 올리면 투덜대겠지만, 감자튀김이 몇 개 적어지거나 샌드위치 속이 덜 채워지는 것은 그런대로 참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습니다.
나일랴 오르다바에바 보스턴대 마케팅학과 교수는 사람의 뇌는 특정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런 전략이 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물건의 크기 변화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가격이 오르는 데는 민감하게 반응해 회사는 가격 대신 제품 크기를 바꾸는 것이 편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에는 기존의 제품을 없애고 크기가 작은 새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지난 2월 비건 유제품 업체 '다이야'는 227g짜리 비건 가루 치즈 제품을 없애고 대신 26g이 줄어든 신제품을 내놨고, '게토레이'도 최근 807g짜리 대신 793g짜리 병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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