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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_영상] 전쟁터에서 힙합이‥우크라 밴드, 유럽 가요제서 우승

[World Now_영상] 전쟁터에서 힙합이‥우크라 밴드, 유럽 가요제서 우승
입력 2022-05-16 16:18 | 수정 2022-05-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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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으로 황폐해진 우크라이나.

    건물은 불에 타 앙상한 뼈대만 남았고, 폐허가 된 거리에 불타버린 자동차만 남아있습니다.

    검게 그을린 가재도구들 사이로 군복을 입은 여성이 어린아이를 안고 갑니다.

    불길이 타오르는 건물 안에서 아이를 번쩍 들어 안아 구출하는 군인도 보입니다.

    아이들은 두려움에 질린 표정으로 갈색 곰 인형을 꼭 안고 있지만 울지 않습니다.

    전쟁으로 갈 곳을 잃은듯한 아이들을 구해내는 군인들. 기차역과 대피 시설에서 아이들이 부모와 재회하는 모습도 나옵니다. 씩씩해 보이지만 임무를 마치고 나자 눈물을 흘립니다.
    [World Now_영상] 전쟁터에서 힙합이‥우크라 밴드, 유럽 가요제서 우승
    <전쟁터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

    유럽 최대 가요제인 '유로비전 2022'에서 우승을 거머쥔 우크라이나 6인조 남성 밴드 '칼루시 오케스트라'가 현지시간 15일, 우승곡 '스테파니아'의 새로운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공개했습니다.

    영상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근처의 부차, 이르핀, 보로디안카에서 촬영됐습니다. 전쟁 이미지를 사용하지만 러시아군과의 교전 등 충돌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가사에서도 전쟁이라는 용어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뮤직비디오는 황폐한 거리의 건물 '칼루시 오케스트라'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과 어린이를 돕는 군인을 반복적으로 보여줍니다. 민간인에 대한 전쟁의 영향에 주목한 겁니다.
    [World Now_영상] 전쟁터에서 힙합이‥우크라 밴드, 유럽 가요제서 우승
    <힙합에 우크라이나 전통음악 결합..전쟁과 맞물려 화제>

    "들판에는 꽃이 피고 있지만, 잿빛으로 변해"

    "그녀의 머리는 희끗희끗해지고 있네. 어머니, 자장가를 불러주세요"

    "넌 내 의지력을 빼앗을 수 없어"

    "길이 파괴됐어도 집으로 가는 길을 찾겠어"


    '스테파니아'는 밴드 리더인 올레흐 프시우크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가사에 녹여낸 헌정곡입니다. 구슬픈 우크라이나 민요와 전통 피리 연주에 속사포 힙합 랩을 더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조국’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우크라이나인의 항전 의지를 다지기 위한 메시지로 읽히면서 대회 초반부터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현재 진행형인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고 비극을 이겨내려는 우크라이나인의 의지를 드러내는 곡이라는 겁니다.

    전쟁 발발 이후 이 밴드 멤버들은 모두 징집 대상 연령이었지만 특별허가로 이탈리아에 입국했습니다. 밴드 리더 프리우크는 대회 직전 영국 BBC 인터뷰에서 “현재 우크라이나엔 모든 방식의 승리가 매우 소중하다”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들은 유로비전 공연 후 TV 중계 카메라를 향해 러시아가 공습한 자국 남부 도시 마리우폴과 제철소 아조우스탈을 언급하며 "바로 지금 도와달라"고 호소했습니다.
    [World Now_영상] 전쟁터에서 힙합이‥우크라 밴드, 유럽 가요제서 우승
    <우크라 밴드, 유로비전 우승..시청자투표서 몰표>

    '유로비전' 결선에서 배심원 투표는 영국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칼루시 오케스트라'는 시청자 투표에서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습니다. 배심원 투표 4위에 그친 밴드에게 전세계 시청자들은 몰표를 던졌습니다. 러시아의 침략에 맞선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이들에게 몰표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멤버들은 우승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승리는 우크라이나에 큰 영광”이라면서 “우승 뒤 무엇을 할 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모든 우크라이나인들과 마찬가지로 끝까지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우리의 용기는 세계를 감동시켰고 우리의 음악은 유럽을 정복했다”고 적었고, 미르체아 제오아너 나토 사무차장은 "아름다운 노래와 용맹함에 유럽 전역 대중들이 지지한 결과"라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밴드 리더인 프시우크는 고국을 지키기 위해 우승 직후 비행기 편에 몸을 실었습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프시우크는 "피난민에게 숙식과 치료를 지원하는 자원봉사단체를 운영하는 고향으로 돌아간다"며, "우리는 재건된 행복한 우크라이나에서 유로비전을 주최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우승팀이 속한 나라가 다음 대회를 개최하는 전통에 따라 내년 대회는 우크라이나에서 열리게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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