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유럽과 북미 등에서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중동에서도 처음으로 감염 사례가 공식 보고됐습니다. 미국에선 지난 18일 메사추세츠에서 첫 감염 사례가 보고된 데 이어 뉴욕시에서도 '양성 추정' 사례가 나오면서 미국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영국에서 일부 감염자들이 동성과 성관계를 한 것으로 확인되자 보건당국이 동성애자나 양성애자인 남성들을 대상으로 '주의보'를 내려 관심을 모았는데요. 이번엔 뉴욕시 보건당국이 마스크가 원숭이두창 예방에 도움이 될 거라며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습니다.
유럽·북미 이어 중동 상륙..이스라엘서 첫 감염자 보고
예루살렘 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현지시간 20일 30대 남성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텔아비브에 있는 이치로프 병원에 따르면 최근 서유럽을 여행하고 귀국한 이 남성은 원숭이두창 의심 증세로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 남성이 국외 여행 중 원숭이두창 환자에게 노출됐다면서 안정적인 상태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원숭이두창은 원래 중부와 서부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병했으나 최근 몇 주 사이 유럽과 북미의 여러 나라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발병 사례를 보고한 국가는 영국과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등 유럽 10개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 등입니다.
뉴욕시서 1명 '양성 추정'..보건당국 "감염경로 추적 중"
미국 뉴욕시에서는 '양성 추정' 사례가 나왔습니다. 뉴욕시 보건부는 현지시간 20일,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 2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1명이 오소폭스바이러스(orthopoxvirus) 양성 반응이 나왔으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종 판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환자가 '오소폭스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는데도 '양성 추정'이라고 하는 이유는 뭘까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생물학에서 '폭스바이러스과', '오소폭스바이러스속'에 속하는 바이러스입니다. '오소폭스바이러스속'에는 원숭이두창 외에도 천연두(smallpox), 우두(cowpox), 낙타두창(camelpox) 바이러스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따라서 오소폭스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원숭이두창에 감염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뉴욕시의 해당 환자가 최종 양성으로 판정이 날 경우 미국에서는 지난 18일 매사추세츠주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사례가 됩니다. 해당 환자는 현재 격리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보건당국은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뉴욕시 "마스크, 코로나19 뿐 아니라 원숭이두창도 예방"
뉴욕시 보건당국은 이번에 '양성 추정' 사례를 발표하면서, 마스크 착용이 원숭이두창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욕시는 발표문에서 "마스크는 뉴욕시에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등 다른 바이러스들 뿐만 아니라 원숭이두창으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다"면서 "공공 실내 장소에서 마스크 쓸 것을 계속 권고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영국 등 유럽에서 성접촉을 통한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원숭이두창이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만큼 마스크를 착용하면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란 주장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영국에선 동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들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실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보건당국이 "동성애자 혹은 양성애자인 남성들은 몸에 특이한 발진이나 병변이 발생하면 보건당국에 문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질병관리청 "원숭이두창 국내 유입 가능성 배제 못해..감시 강화"
우리 방역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오늘(22일) "원숭이두창의 국내 발생은 보고되지 않았다"면서도, "이례적 유행의 원인에 대한 세계적 정보가 없으며, 해외여행 증가와 비교적 긴 잠복기로 국내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미 2016년에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법 및 시약의 개발과 평가까지 완료해 국내 유입시 신속히 환자를 감별해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 있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질병관리청은 "해외 발생을 모니터링하고 관련 학회 등과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앞으로 관리대상 해외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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