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풍토병인 원숭이두창이 자칫 반려동물로 옮겨가면 유럽에서도 풍토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습니다.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선 사례가 드문 전염병인 원숭이두창은 최근 며칠 사이 각국에서 번지기 시작해 23일 기준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독일, 호주 등 15개국에서 100건이 넘는 확진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이 중 영국에서는 현재 57건이 보고됐습니다.
인수공통감염병인 원숭이두창이 아프리카 밖에서 퍼지는 조짐으로 볼 때 유럽에서도 반려동물을 숙주 삼아 풍토병으로 자리 잡을 우려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아직 원숭이두창이 반려동물에서 나타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반려동물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병원소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습니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는 "원숭이두창에 노출된 반려동물을 관리하고, 병원균이 야생 생태계로 옮겨가지 않도록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람에게서 동물로 전이되면 바이러스가 동물 집단에서 확산해 유럽에서 풍토병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청설모 같은 설치류가 바이러스 숙주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사람에게서 동물로 전이되는 게 이론적으로도 가능하다고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는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바이러스가 종간 장벽을 뛰어넘는 '스필오버'는 유럽에서 바이러스가 자리 잡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원숭이두창이 인수공통전염 풍토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는 우려했습니다.
다만 스필오버가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덧붙였습니다.
설치류뿐만 아니라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도 숙주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짚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쥐와 다람쥐 같은 설치류가 바이러스를 퍼트릴 가능성이 있는데, 실제로 영향권에 있는 동물 범위는 미지수이며 여기엔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국 글래스고 바이러스 연구센터의 데이비드 로버트슨 교수는 이런 견해가 `타당한 우려`라면서 "감염자와 접촉한 모든 동물과 반려동물을 모니터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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