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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설탕"‥인도·파키스탄 나란히 수출 통제

"이번엔 설탕"‥인도·파키스탄 나란히 수출 통제
입력 2022-05-25 14:28 | 수정 2022-05-2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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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설탕"‥인도·파키스탄 나란히 수출 통제

    트럭에 설탕 싣는 인도 근로자 [자료사진: 연합뉴스 제공]

    세계 1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가 설탕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인도는 브라질에 이어 설탕 수출 2위 국가이기도 합니다. 인도 정부는 올해 수출량을 1천만t으로 제한하고 해외 반출 물량은 전부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인도의 수출 제한은 국제 설탕 가격 상승과 수출 증가, 이에 따른 자국 내 물가 상승 우려 때문입니다. 최근 국제 설탕 가격은 수출 1위 국가인 브라질의 생산량 감소 등으로 오르는 추세입니다. 지난 3월 로이터 통신은 인도가 자국 내 설탕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 억제를 위해 설탕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보도했는데 그 예측이 맞았습니다.

    인도 정부가 설탕 수출 상한선으로 설정한 1천만t은 적은 물량은 아닙니다. 당초 인도는 800만t으로 제한하려고 했다가 올해 자국의 설탕 생산 전망치가 3천550만t으로 예상보다 15% 정도 증가하자 수출 제한량을 늘렸습니다. 인도의 설탕 수출량은 2020년 596만t, 지난해 700만t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인도 정부의 설탕 수출 제한 움직임이 알려지자 런던 선물 거래소에서 설탕 가격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국제 식량 시장의 불안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인도 정부는 앞서 지난 13일부터 밀 수출을 전격 중단했습니다. 밀 수출 금지와 설탕 수출 제한은 그 이유가 닮은꼴입니다. 밀 수출을 금지할 때도 국제가격 상승과 올해 이상고온에 따른 작황 부진이 이유였습니다. 인도의 밀 생산량은 줄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밀 가격이 급등해서 인도산 밀 수출이 급증했고, 내수용 식량도 부족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자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파키스탄도 설탕 수출 전면 금지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파키스탄도 지난 9일 설탕 수출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파키스탄 샤리프 총리는 자국 내 설탕 재고와 가격 안정화를 위해 금수 조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밀매와 사재기 행위를 엄벌하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자료에 따르면,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에선 최근 라마단 기간이 끝나면서 생필품 가격이 올랐습니다. 파키스탄 현지 매체들은 일부 식료품점에서 설탕, 밀가루, 식용유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식량이 부족하고 가격이 오르자 파키스탄 국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설탕"‥인도·파키스탄 나란히 수출 통제

    9일 스리랑카 총리 집무실 인근에서 반정부 시위대의 공격으로 불탄 버스 [사진 제공: 연합뉴스]

    개발도상국의 불안‥스리랑카는 총리 사임

    인도와 인접하고 있는 스리랑카에선 지난 9일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가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이 사표를 받은 대통령은 총리의 친동생입니다. 스리랑카에선 최근 총리의 지지자들이 곤봉을 들고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해 수십 명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이었던 총리는 자신이 폭력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스리랑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았는데,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연료값이 급등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빠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유혈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식량과 에너지 같은 자원 수급 불안과 인플레이션에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 정부의 식료품 수출 금지 조치는 이런 배경에서 내려졌습니다.

    식량 수출 금지 도미노‥식량 안보가 식량 불안 부채질

    미국 싱크탱크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지난 1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식료품 수출을 금지한 나라는 14개국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출 금지 조치를 한 나라와 금지 품목은 이렇습니다.

    카자흐스탄·코소보·세르비아: 밀
    아르헨티나: 대두유(콩기름) 대두분
    알제리: 파스타 식물유 설탕
    이집트: 밀 식물성 기름 옥수수
    이란: 감자 토마토 양파 가지
    터키: 쇠고기 양고기 버터
    세르비아: 밀 옥수수 밀가루
    튀니지·쿠웨이트: 과일 채소 곡물 식물유
    러시아: 설탕 해바라기씨 밀 호밀 보리 옥수수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적 공급 차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식량 공급 감소, 물가 급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식량 위기를 막기 위해 금수 조치에 나서는 국가가 더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 1위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수출을 재개한 건 그나마 다행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28일부터 식용유인 팜유의 국제 가격이 급등하자 수출을 금지했는데, 자국 내 식용유 가격과 수급 상황이 나아졌다며 지난 23일부터 수출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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