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넉 달가량 이어지면서 서방 진영의 지도자들이 `장기전`이라는 표현을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독일 매체 빌트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쟁이 몇 년 걸릴 수 있다는 사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긴 전쟁을 위해 우리 자신을 단련해야 한다는 게 두렵다"며 장기전에 대한 우려를 직접 표명했습니다.
또 그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돌아온 뒤엔 "세계에 자리 잡기 시작한 '우크라이나 피로감'이 우려된다"며 "우리가 우크라이나와 오랫동안 함께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방 지도자 가운데 가장 강력하게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존슨 총리조차 전쟁이 지속하면서 감도는 `피로`를 의식하고 있는 셈입니다.
패트릭 샌더스 신임 영국군 총사령관도 최근 군에 지휘서신을 보내 "다시 한번 유럽에서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언급은 나토가 다연장 로켓 시스템을 비롯한 첨단 무기 체계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지만, 기대와 달리 우크라이나가 빨리 승기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습니다.
서방의 지도자들은 에너지난과 인플레이션 등 이번 전쟁이 부추긴 여러 경제적 악재 속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푸틴이 성공하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많은 영토를 점령하면 러시아 연료를 사들이기 위해 서방이 훨씬 더 높은 가격을 낼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군사 장비를 지원하는 비용이 늘어나고 에너지, 식량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를 장기적으로 돕는 대가는 정당하다"고 말했습니다.
존슨 총리도 "우크라이나의 학교 운영이나 구호 기금 제공, 재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재정 지원 등을 통해 이 나라가 국가로서 생존할 가능성을 보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우크라이나군 병사 대비 전사자 비율은 2차 세계대전 때 일부 전투와 맞먹는 수준이며 러시아군도 그만큼 병력 손실을 본다면서 전쟁이 양측의 진전 없이 피해만 키우는 소모전에 들어갔다고 진단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