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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_영상] 강의인가 홈쇼핑인가?‥폭망한 중국 최대 학원의 벼락인기

[World Now_영상] 강의인가 홈쇼핑인가?‥폭망한 중국 최대 학원의 벼락인기
입력 2022-06-20 18:02 | 수정 2022-06-2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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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이크에는 'pieces'를 붙여주세요.
    'flying' 아니고 'frying pan'입니다. 후라이팬을 공짜로 드려요"


    먹거리를 판매 하는 중국의 한 라이브 방송입니다.

    그런데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파는 이 방송 진행자, 상품 설명을 하다가 갑자기 화이트보드를 들고는 영어 단어를 썼다가 지웠다 반복합니다.

    고기를 팔겠다는 건지 영어를 가르치겠다는 건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사교육 금지'로 망한 중국 최대 학원‥ 고기·쌀 판매 나선 강사들>

    지난해 망한 중국 최대 학원 기업 신둥팡(新東方)이 운영하는 라이브 커머스입니다.

    베이징대 출신인 위민훙 회장이 설립한 신둥팡은 당초 중국 최대 학원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 7월 돌연 사교육을 전면 금지하는 규제를 시행하면서 일순간에 무너졌습니다.

    중국 전역에서 1천500개에 달하는 지점이 폐쇄됐고, 학원 강사 등 6만명 넘는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퇴직금 지급과 학원비 환불 등으로 거의 200억 위안, 우리돈 3조8천억원을 쓴 신둥팡은 만신창이가 됐고 미국과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된 신둥팡 주가는 고점 대비 99% 추락해 휴짓조각이 됐습니다.

    순식간에 몰락한 신둥팡이 마지막으로 희망을 건 것은 당장 큰 자본이 들지 않는 라이브 커머스였는데요.

    위 회장은 작년 12월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 라이브 커머스 계정을 만들어 끝까지 자기 곁을 지킨 젊은 강사들을 방송 진행자로 투입했습니다.

    영어를 주로 가르치던 청년 강사들이 시청자 앞에서 쌀과 옥수수, 새우 같은 농축수산물을 팔게 된 것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서 아마추어나 다름없는 실직 강사들이 진행하는 방송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달들어 신둥팡의 라이브 커머스가 누리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영어 섞어 쓰는 교육방송 같은 신선함‥경제위기 속 동정 여론도>

    신둥팡 라이브 커머스의 대표 얼굴은 바로 이 29살의 남성 판매자인데요, 전직 영어 강사 둥위후이입니다.

    둥위후이는 물건을 팔면서 자신의 주특기를 살려 중간중간 영어를 썼습니다.

    또 상품 설명을 하다가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하듯이 시와 지리, 철학 등 인문학적 지식을 한참 동안 설명하곤 했습니다.

    물건 설명을 하다가 갑자기 내용이 삼천포로 빠져 교육방송이 되어버린 듯한 참신한 방송 스타일은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고 이 채널의 폭발적인 인기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9일까지만 해도 신둥팡의 라이브 커머스 계정의 팔로워는 100만명 수준이었는데, 20일 현재 1천6백만명을 넘었습니다.

    11일만에 팔로워가 16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입니다.

    신둥팡의 `벼락 인기`는 6월 들어 신둥팡 주가 폭등으로 이어졌습니다.

    모기업인 신둥팡과 라이브 커머스를 맡은 자회사 신둥팡온라인의 주가는 각각 저점 대비 148%, 780% 폭등했습니다.

    하지만 당국의 규제 충격으로 그간 주가가 워낙 폭락한 탓에 예전 고점까지는 갈 길이 먼 게 현실입니다.

    신둥방 라이브 커머스의 급속한 인기에는 위 회장과 실업 강사들을 향한 사회적 동정심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중국이 심각한 경제 충격을 받아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인 18.4%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많은 중국인이 무너진 기업을 일으켜 세우려 발버둥을 치는 `위민훙 사단`에서 자기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둥팡이 다시 잘 되는 날이 오면 떠난 동료들을 데리고 올 겁니다. 그 사람들이 정말 그립습니다. 그렇게 좋은 사람들인데…"

    지난주 진행된 생방송에서 자몽을 팔던 둥위후이가 떠나보낸 동료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최근 큰 화제가 되며 많은 누리꾼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한 누리꾼은 방송에 단 댓글에서 "나도 같이 눈물이 났다"며 "신둥팡은 반드시 잘 될 것"이라고 응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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