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몰린 英총리의 초강수‥자진사퇴 권고한 측근 해임

사진 제공: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사실상 정권 붕괴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자진 사퇴를 권고한 측근을 해임하는 초강수를 뒀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존슨 총리가 주택부 장관인 마이클 고브를 전격 해임했다고 현지시간 7일 보도했습니다.

보수당 거물인 고브 장관은 전날인 6일 존슨 총리에게 `이제는 그만둘 때`라면서 자진 사퇴를 권고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총리실 소식통은 해임과 관련해 "큰 논쟁이 있을 때 뱀처럼 구는 사람과는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BBC 방송은 전했습니다.

존슨 총리를 향한 전방위 사퇴 압박은 7일 정점으로 치달아 총리실 관저에서 장관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수당에서도 신임을 잃었다`며 사퇴를 권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이를 거부하며 여전히 버티기를 고수하는 가운데 그가 사면초가에 놓인 데는 측근의 성추행 논란에 안일하게 대응한 것이 화근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지난주 크리스 핀처 보수당 원내부총무가 술에 취해 남성 두 명을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존슨 총리는 감싸주기와 말 바꾸기에 급급했기 때문입니다.

불과 한 달 전 신임투표를 간신히 통과한 존슨 총리는 이번 논란이 겹치면서 최대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에드워드 아르가 보건 장관이 이날 사임한 것을 포함해 7일 현재까지 최소 44명의 장관과 참모가 사임 또는 해임됐습니다.

영국 스카이 뉴스는 하루 사이 사퇴한 장관을 19명으로 집계하면서, 이는 1932년 9월 내각 인사 11명이 무더기로 자리에서 물러났던 기존 최다 기록을 경신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와중에도 존슨 총리는 다음 주 감세 계획을 발표하고 여론을 달래겠다는 구상입니디. 존슨 총리 참모인 제임스 더드리지는 "다음 주 총리가 새로운 경제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여기에는 세금 감면이 포함될 것"이라고 스카이뉴스에 6일 말했습니다.

하지만, 존슨 총리를 겨냥한 집중포화가 여야에서 쏟아지면서 이제는 그의 내각 인사가 사실상의 `반란`을 언급하는 상황까지 연출되는 모양새입니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법무상은 6일 존슨 총리에게 사퇴를 종용하면서 `내가 후임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ITV가 이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