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신성모독 논란을 일으킨 소설 '악마의 시'로 유명한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가 현지시간 12일 미국 뉴욕주에서 강연 도중 흉기 피습을 당했습니다.
루슈디는 강연 도중 무대 위로 돌진한 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려 쓰러졌으며 사건 직후 헬기에 실려 지역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범인은 현장에서 붙잡혔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인도의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이주한 루슈디는 1988년 출간한 '악마의 시'로 이슬람 신성모독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슬람권 국가들이 대부분 이 책을 금서로 지정한 것은 물론, 이듬해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 책의 출판에 관여한 누구라도 살해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이슬람 율법 해석, 파트와를 선포했습니다.
루슈디는 한동안 가명으로 숨어지냈으며, 이 책의 일본어 번역가가 1991년 살해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란 정부가 1998년 루슈디에 관한 파트와를 더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후에야 조금씩 공개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란 정부와 연계된 다수 단체가 여전히 루슈디의 목에 수백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고, 호메이니의 후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2017년 말까지도 `파트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악마의 시' 외에 루슈디는 자신의 은신 생활에 대해 다룬 자전적 회고록과 소설 '미드나이트 칠드런'을 썼고, 내년 2월 새 소설 '빅토리 시티'를 출간할 계획었습니다.
루슈디는 2016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뉴욕시에서 거주해왔으며, 피습 직전 망명 작가와 예술가들의 피난처로서의 미국 역할에 관한 강연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루슈디 피습 사건에 표현의 자유 옹호단체인 '펜 아메리카'는 미국에 거주하는 작가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이라며 "충격적이고 끔찍하다"고 비판했고 뉴욕주를 지역구로 둔 척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도 성명을 내고 "발언과 생각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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