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만류해달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요청을 거절하고, 경고 메시지까지 보낸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지시간 20일 백악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시 주석이 지난 7월 28일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우려를 표하며 이를 막을 방법을 찾아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당시 중국 정부는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면 다양한 보복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삼권 분립 원칙을 들어 펠로시 의장은 외국 방문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권한이 있다며 시 주석의 요청을 거절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다고 하더라도 도발 행위를 취하지 말 것을 경고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미중정상회담 당시 미중 양국은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이 대만 문제를 놓고 직접적으로 충돌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정상 통화 직후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민심은 저버릴 수 없고,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며 "미국이 이 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현 상태를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나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것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당시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관련한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 문제는 전적으로 펠로시 의장의 결정 사항이라고 믿는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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