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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대관식' 앞둔 시진핑‥'종신집권' 시도할까?

'황제 대관식' 앞둔 시진핑‥'종신집권' 시도할까?
입력 2022-09-10 07:40 | 수정 2022-09-1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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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제 대관식' 앞둔 시진핑‥'종신집권' 시도할까?
    동료인 머니투데이 김지산 베이징 특파원의 칼럼을 인용해보고자 합니다.

    여기 두 장의 사진이 있습니다.

    위는 2007년 전국인민대표회의 개막식, 아래는 2022년 개막식 사진입니다.

    똑같은 개막식인데 뭐가 달라졌는지, 찾으셨나요? 정중앙에 앉은 국가 주석과 양 옆 간부들 사이 간격이 달라졌습니다.

    2007년에는 후진타오 주석과 다른 간부들 자리의 간격이 똑같았지만, 2022년에는 시진핑 주석과의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김지산 특파원은 이에 대해 "공간의 넓고 좁고는 그 사람의 힘과 비례한다"고 표현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힘이 후진타오 주석 때보다 더 강력해졌다는 겁니다.

    중국 공산당은 다음달 16일 20차 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일부에서는 종신집권을 가능하게 할 거라고 얘기하는 바로 그 당대회입니다.

    오늘은 익숙하지는 않지만, 중국을 이해하려면 꼭 필요한 키워드 몇개로 바로 이 당대회와 중국의 앞날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황제 대관식' 앞둔 시진핑‥'종신집권' 시도할까?
    # 격대지정(隔代指定)

    격대지정은 덩샤오핑 이후 중국의 권력승계 방식입니다. 현재의 지도자가 다음이 아닌 그 다음 지도자를 미리 지정해 최고 지도자로 육성하는 것으로, 권력투쟁의 폐단을 막기 위해 고안됐습니다. 덩샤오핑은 장쩌민의 다음 후계자로 후진타오를 지목했고, 장쩌민은 후진타오의 다음 지도자로 시진핑을 지목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후진타오는 차차기 후계자로 현 국가 부총리인 후춘화를 지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관례대로라면 2012년 당 대회를 통해 권력을 넘겨받은 시진핑 주석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후춘화 부총리에게 권력을 넘겨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 격대지정의 관례는 시진핑 주석 대에 이르러 깨졌습니다. 시 주석이 장기 집권을 시도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바로 국가 주석직 3연임 시도입니다.

    관례처럼 작동한 격대지정을 강제로 규율한 건 중국 헌법 제 79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은 2기를 초과해 연임할 수 없다"라고 돼 있었습니다. 중국 공산당 당대회는 5년마다 열리는데 2012년 18차 당대회를 통해 총서기가 되면서 권력을 손에 쥐게 된 시진핑은 2017년 19차 당대회를 통해 이미 한번 연임을 했습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이번 20차 당 대회를 계기로 권력을 넘겨야만 하는 겁니다.

    하지만 국가 주석 3연임을 금지한 이 규정은 2018년 삭제됐습니다. 게다가 시진핑 주석은 차차기 후계자를 아직까지도 지목하지 않고 있습니다.
    '황제 대관식' 앞둔 시진핑‥'종신집권' 시도할까?
    # 집단지도체제

    현재의 중국을 설계한 덩샤오핑은 최고 지도부의 집단지도체제를 지향했습니다. 문화대혁명 등 마오쩌둥 1인 지배의 폐해를 직접 경험하다보니 권력이 특정 1인에게 쏠려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던 겁니다. 앞서 2007년 전인대 개막식 사진에서 후진타오 국가 주석과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들 자리의 간격이 동일했던 것은 바로 이런 집단지도체제를 반영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 중국에서는 최고 지도부를 인선하는 당 대회가 열릴 때마다 어떤 파벌 출신이 최고 지도부에 더 많이 들어갔는지를 분석하는 기사가 줄을 이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권력을 잡은 2012년 당 대회 까지만 하더라도 중국 최고 지도부는 '공청단파'와 '태자당', '상하이방'이 암투를 벌이던 시절입니다.

    공청단파는 중국공산당의 인재양성소 역할을 한 중국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을, 상하이방은 상하이 시장과 당서기를 거친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후원을 받는 간부들을 말합니다. 그리고 태자당은 시진핑 주석과 같은 국가 혁명 원로를 부모로 둔 간부들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2012년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최고 지도부에서는 공청단파와 상하이방 간의 치열한 권력다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공식 권력 서열 1, 2위인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는 모두 공청단파. 이들을 견제하기 위해 상하이방이 선택한 인물이 바로 태자당 출신의 시진핑 주석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집권 초기만 해도 사실상 어부지리로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시진핑 주석이 이렇게까지 강력한 권력을 휘두를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진핑은 집권 기간 내내 이른바 '호랑이 사냥'이라고 불린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내걸고 정적 숙청에 나섰고, 이제는 집단지도체제라는 중국 특유의 권력구조를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종신 집권을 노리는 최고 권력자로 거듭났습니다.
    '황제 대관식' 앞둔 시진핑‥'종신집권' 시도할까?
    # 칠상팔하(七上八下)

    중국 최고 권력 지도부는 7명으로 구성되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입니다. 그런데 언론들이 7명의 상무위원을 소개할 때 빠지지 않고 표기하는 게 이들의 나이입니다. 바로 '칠상팔하' 원칙 때문입니다.

    장쩌민 주석 시대 확립된 '칠상팔하' 원칙은 당 대회가 열리는 해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나이가 만 67세 이하인 경우 유임하고, 68세 이상은 은퇴를 한다는 원칙입니다. 최고 지도부에 '젊은피'를 수혈해 고령화를 막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1953년 6월15일생으로 올해 만 69세. 이 원칙대로라면 은퇴해야 하지만 시 주석에게 이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습니다. 그럼 다른 상무위원들은 어떨까요?

    가장 주목되는 건 역시 공식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입니다. 리커창 총리는 '공청단파' 출신으로 국가 주석이 되기 전까지 시진핑 주석의 최대 경쟁자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시진핑 체제가 확고화 된 최근까지도 외신들은 리커창 총리가 시 주석과 권력 대결을 벌일 것이라는 기사를 내놓고 있기도 합니다.

    1955년 생인 리커창 총리는 '칠상팔하' 원칙에 따르면 이번 당 대회에서 유임될 수 있습니다. 변수는 총리와 부총리, 국무위원은 2번 연임할 수 없다고 규정한 중국 헌법 87조입니다. 국가 주석의 연임 제한 규정은 삭제됐지만, 총리 3연임을 제한한 규정은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서는 서열 2위의 자리는 유지한 채 총리에서 우리의 국회의장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리커창 총리가 최고 지도부인 상무위원회에 남아있을 수 있는 지는 중국 집단지도체제의 흔적이 시진핑 3기 체제에도 남아있을 수 있는 지를 알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황제 대관식' 앞둔 시진핑‥'종신집권' 시도할까?
    # 류링허우(60後)

    다시 한번 후춘화란 이름을 꺼내 보겠습니다. 현 부총리이자,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차차기 후계자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1960년대 이후 출생자를 뜻하는 '류링허우'로 중국공산당 정치국원 25명 가운데 가장 젊은 1963년 생입니다.

    후춘화 부총리가 주목받는 건 이런 이력과 함께 종신집권을 금지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의 규정 때문입니다. 헌법보다 더 강력하다는 중국 공산당 당 규정 제38조는 "당 간부의 직무는 종신적이지 않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시진핑 주석이 연임 제한 규정을 삭제한 국가 주석직을 3연임 하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당 총서기는 형식적으로라도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넘기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국가 주석직은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결정되지만, 총서기는 이번 당 대회에서 결정해야만 합니다.

    물론 시진핑 주석이 총서기직을 계속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넘긴다면 후춘화가 유력 후보라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올해 만 59세인 후춘화 부총리는 '칠상팔하' 원칙에 따르더라도 총서기직을 10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최근 중국 관영매체들이 후춘화 부총리의 동정을 상세하게 보도하며 당 대회를 앞두고 띄우기에 나서는 것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과거 덩샤오핑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만 본인이 갖고 총서기와 국가 주석은 측근들에게 넘긴 채 종신집권을 했습니다.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장기 집권의 길로 들어설 시진핑 주석이 최고 지도부를 어떻게 구성할 지, 그동안 집단지도체제의 뒷편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당 원로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볼 게 많은 중국 공산당 당 대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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