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구이저우 고속도로에서 뒤집힌 버스‥47명 사상
도로 위에 서 있는 한 대형 버스. 차 윗부분이 종잇장처럼 구겨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눌려있습니다. 사고가 나기 전 같은 차량 안에는 하얀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이들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어제(18일) 새벽 2시 반쯤 중국 구이저우의 한 고속도로에서 코로나 격리시설로 가던 버스가 도로 옆 도랑으로 전복돼 27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습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차량에는 47명이 타고 있었는데 운전자와 의료진 등 2명을 빼고 45명은 구이양의 '코로나 상황과 관련된' 주민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자정쯤 동네를 출발해 남동쪽으로 200킬로미터 떨어진 리보의 코로나 격리 시설로 가던 길이었습니다.사고 차량에 탑승했던 구이양 주민들이 살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아파트 한 동의 불이 모두 꺼져있다. [출처: 웨이신]
"'제로코로나'가 사람 잡는다"‥중국 여론 '부글'
오밤중 주민들을 200km 떨어진 격리 시설로 옮기다 사고가 났다는 사실에 중국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중국의 무리한 중국의 제로코로나 방역이 불러온 참사라는 겁니다. 중국은 확진자는 물론, 밀접접촉자, 2차 접촉자까지 격리하고 있습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버스 탑승자들이 감염자가 아니라 감염자와 같은 건물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당국은 이들이 확진자인지, 밀접 접촉자인지, 2차 접촉자인지 명시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습니다.
지방정부 사과 "사고 원인 조사할 것"‥비판글은 삭제
비판이 잇따르자 구이양시의 린강 부시장이 어젯밤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는 인민대중의 생명과 안전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다"며 "시 위원회와 시 정부를 대표해 모든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고 사회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고 원인에 대해 정확하게 조사할 것을 약속했습니다.지난 16일 발생한 후난성 창사시 차이나텔레콤 42층짜리 건물이 불에 타 4시간여 만에 꺼졌다. [출처: 웨이보]
하지만 사건·사고부터 대형 재난이나 참사 등이 올라오는 웨이보에는 사고 관련 사진들이 모두 통제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에 대해 중국 당국을 비판하는 글도 잇따라 삭제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후난성 창사에서 4시쯤 42층짜리 차이나텔레콤 건물이 화염에 불타 4시간여 만에 꺼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웨이보에는 시민들이 대피하는 영상 등이 전파됐다 황급히 삭제됐습니다. 중국 당국은 인명피해가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대형 사고가 나면 대피 인원까지는 알려주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다음 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앞둔 공산당 당대회가 열릴 가운데 SNS 검열과 통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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