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개입' 발언 이틀 만에 미·캐나다 군함 대만해협 통과

지난달 28일 대만해협 국제수역을 통과하는 USS 챈슬러스빌함 [자료사진 제공 : 연합뉴스]

미국과 캐나다 군함이 어제 대만 해협을 통과했다고 미국 해군이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고 발언한 지 이틀만입니다.

미 해군 대변인 마크 랭퍼드 대위는 현지시간 20일 유도미사일 구축함 히긴스 호가 캐나다 왕립해군의 호위함 밴쿠버와 함께 대만해협을 정례적으로 통행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특정 연안국의 영해에서 벗어난 해협의 통로를 지나갔다"며 "이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과 우리 동맹, 파트너의 헌신을 나타낸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미 해군의 유도미사일 순양함 안티텀과 챈슬러스빌이 대만해협을 통과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군함이 동시에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약 11개월 만입니다.

미국 당국이 이번 일을 '정례 항행'이라고 표현하긴 했지만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이 침공받으면 미국이 군사 개입에 나서겠다고 발언한 이후에 이뤄진 것이라 주목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8일 방영된 미국 CBS의 심층 인터뷰 프로그램인 '60분'(60 Minutes)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때 대만을 방어할 것이냐는 물음에 "사실, 전례 없는 공격이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만해협은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를 가르는 폭 180km의 해협으로, 국제수역인지 해석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영해를 제외한 해역은 국제수역으로 항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면서 군용기와 군함을 지속해서 파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대만이 자국 영토에 속한다는 이른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해협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외국 군함의 활동이 제한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날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미국과 캐나다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에 대해 "미국과 캐나다는 추악한 성격의 도발을 감행했고 협력해서 분란을 일으켰다"며 "이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태롭게 한다"고 반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