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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된 황태자 김정남‥유품은 누구 손에?

암살된 황태자 김정남‥유품은 누구 손에?
입력 2022-10-09 07:24 | 수정 2022-10-0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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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살된 황태자 김정남‥유품은 누구 손에?

    2007년 2월 베이징 공항에 나타난 김정남.

    “김철(KIM CHOL), 여권 번호 836410070, 나이 52세. 북한 사람 김철의 유족은 그의 유품을 빨리 찾아 가세요“

    최근 말레이시아 경찰이 언론을 통해 공지한 내용입니다. 말레이시아의 주요 영문 매체인 ‘더 스타’는 지난 4일, 현지 경찰당국이 김정남의 친척들에게 유품을 찾아가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권의 이름 김철은 김정남의 가명입니다. 그는 김일성의 손자이자 김정일의 장남, 그리고 북한의 최고 권력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입니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백주 대낮에 암살당했습니다.

    김정남의 유품..휴대폰, 노트북, 달러 뭉칫돈

    말레이시아 현지 경찰은 김정남 피살 사건을 수사하면서 그의 소지품을 보관해 오다 이번에 반환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경찰은 유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건 재판 과정에서 김정남이 사망 당시 휴대전화 2개와 노트북, 그리고 13만8천 달러 상당의 현금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정남이 갖고 있던 거액의 달러, 이 미스터리는 김정남이 미국 CIA의 정보원이었다는 설로 연결됐습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사건 발생 넉 달 뒤인 2017년 6월 11일, 김정남의 검은 가방에 미화 12만 달러가 들어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부분 신권인 100달러짜리가 300장 씩 묶인 현금 뭉치 4다발이었습니다. 아사히는 말레이시아 수사당국의 간부를 인용해, 이 돈이 미국 정보당국과 연결된 인물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받은 대가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김정남이 CIA의 정보원이었다는 설에 불을 질렀습니다. 트럼프는 재임 당시인 2019년 6월 11일, “김정남에 관한 CIA의 정보를 봤다” “내 체제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을 놓고 미국 언론들은 전임 행정부 시절에 김정남이 CIA의 정보원이었다는 걸 시사한다고 해석했습니다.

    김정남과 CIA의 관련설 때문에, 달러 뭉칫돈뿐만 아니라 휴대전화와 노트북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김정남이 생전에 접촉했던 사람들, 그가 가지고 있던 정보들이 저장돼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암살된 황태자 김정남‥유품은 누구 손에?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의 2013년 모습.

    유족 김한솔은 어디에..유품 인수할까?

    그럼 유품은 누가 인수할까?

    김정남의 가족은 부인과 아들 김한솔, 딸 김솔희가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01년 5월, 김정남이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추방될 때 잠시 언론에 포착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 정보는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김정남은 피살 직전, 아들 김한솔과 마카오에 거주하며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됐을 때, 북한이 중국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중국 영토 밖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추정도 나왔습니다.

    김정남의 사망 이후 김한솔의 행방은 묘연했습니다. 최근 김한솔이 미국으로 피신해 FBI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공개적으로 유족을 찾고 있는 가운데, 아들 김한솔이 아버지의 유품을 인수하기 위해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만일 유족이 언론 공지 후 6개월 안에 인수하지 않으면 유품은 말레이시아 정부에 귀속됩니다.


    김정남 시신 인수한 북한, 이번엔?

    이번 유품 반환과 관련해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사입니다.

    앞서 2017년 3월, 북한은 김정남의 시신을 인수했습니다. 당시 시신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항공편으로 평양으로 운송됐습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당시 시신 인계와 관련해 “김정은도 법적으로는 김정남의 친척”이라고 말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총리는 “김정남의 가족이 시신을 북한에 인계하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암살된 황태자 김정남‥유품은 누구 손에?

    말레이시아 경찰 수사 발표 (2017. 2. 19)

    용의자 특정하고도 장기 미제 사건으로

    김정남 암살 사건은 2017년 수사 당시 사실상 범인이 특정됐습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범행 현장인 국제공항의 CCTV와 입국 관련 기록 등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통해 북한인 용의자 4명의 얼굴 사진, 이름, 나이 등을 밝혀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사건 당일 일제히 말레이시아를 출국했고, 제3국을 경유해 평양으로 귀환했습니다. 이들에 대한 자료는 지금도 말레이시아 왕립경찰의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습니다.

    사건 당시 말레이시아 경찰은 유일하게 북한인 용의자 리정철을 체포했습니다. 하지만 증거 부족으로 2주 만에 풀어줬습니다. 리정철은 이민법 위반으로 추방됐습니다.

    리정철은 그로부터 3년 반이 지난 2020년 9월, 다시 국제뉴스에 이름이 등장합니다. 미국 법무부가 리정철과 그의 딸 리유경을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기소한 겁니다. 미국은 이들 부녀에게 금융사기와 자금세탁 공모 혐의도 적용했습니다.

    김정남에게 화학무기 물질인 VX신경작용제로 공격했던 두 명,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 국적의 도안 티 흐엉도 사건 직후 체포됐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자국민 석방을 위한 외교전을 펼쳤습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2019년 3월 아이샤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고 석방했습니다. 흐엉은 징역 3년4개월을 선고받았지만 2019년 5월 석방돼 베트남으로 귀국했습니다. 아이샤와 흐엉은 수사 과정에서 줄곧 TV쇼를 촬영하는 줄 알았고 자신들도 속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김정남 암살 사건은 범인을 특정하고도 장기 미제 사건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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