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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신정연

[World Now] 영국 의회 출석한 로봇‥"난 생명체 아니지만 예술 창작"

[World Now] 영국 의회 출석한 로봇‥"난 생명체 아니지만 예술 창작"
입력 2022-10-12 15:02 | 수정 2022-10-1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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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눈에 달린 카메라와 인공지능 AI 알고리즘, AI 로봇 팔을 이용해 캔버스에 그림을 그립니다."

    "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자 알고리즘입니다. 비록 나는 생명체가 아니지만, 예술을 창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 11일 영국 의회의 통신·디지털위원회 청문회장.

    검은색 단발머리를 하고 주황색 블라우스와 짙은 색 멜빵 바지를 입은 여성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합니다.

    답변 중간중간 목과 머리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는가 하면 눈을 깜빡이고 입을 움직이는 등 인간의 행동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그림 그리는 로봇 '에이다', 영국 상원 청문회에서 증언

    그림을 그리는 인간형 로봇 '에이다'가 로봇으로서는 처음으로 영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했다고 영국 주요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기계 팔만 빼만 성인 여성의 외모와 비슷한 에이다는 현지시간 11일 TV로 생중계된 청문회에 발명자인 에이든 멜러와 함께 나와 의원들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이 청문회는 새로운 기술들이 예술·창작 분야 산업에 미칠 영향을 토의하는 자리였습니다.

    멜러는 에이다를 세워 놓은 후 옆자리에 앉아 개발 과정과 원리를 설명하면서 "대답을 하는 데 쓰이는 AI 언어모델이 더 좋은 대답을 할 수 있도록, 어떤 질문을 할 것인지 미리 제출해 줄 것을 의원들에게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청문회에서 에이다는 자신이 그림 그리는 것 외에도 대규모의 텍스트를 분석해 공통의 내용과 시적 구조를 파악하고 이런 구조와 내용 등을 활용해 새로운 시를 지을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에이다는 "이것이 인간과 다른 점은 '의식'"이라며 "내게는 주관적 경험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에 관해 얘기할 수 있는 능력은 있습니다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청문회 도중 에이다가 한동안 '먹통' 상태가 되면서 진행이 몇 분간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멜러는 자리에서 일어나 에이다에게 선글라스를 씌운 뒤, 허리를 숙여 에이다의 다리 쪽에 있는 전원 스위치를 껐다가 켜는 듯한 동작을 하고 나서 에이다에게 씌운 선글라스를 도로 벗기는 등 리셋하는 절차를 거쳤습니다.

    에이다는 예술 창작에 있어 기술의 역할에 관한 린 페더스톤 상원의원의 질문에는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며 "예술가들이 기술을 이용해 자신을 표현하고 기술, 사회, 문화 사이의 관계를 성찰하고 탐구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에이다 작품 여러 미술관에 전시‥2019년 첫 개인전도

    에이다는 2019년 완성된 이래 꾸준히 화제가 돼 왔는데요, 이 로봇이 그린 그림들은 여러 미술관과 화랑에 전시됐습니다.

    작품 중에는 지난달 세상을 떠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그린 것도 있습니다.

    첫 개인전은 2019년 2월에 옥스퍼드대에서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런던의 디자인 뮤지엄에서, 올해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각각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발명자인 에이든 멜러는 옥스퍼드와 런던 등에서 화랑을 운영하고 있다.

    에이다 프로젝트에는 약 30명이 참여했는데, 제작은 콘월 지방에 있는 로봇 회사인 '엔지니어드 아츠'가 담당했습니다.

    에이다의 AI 부분은 옥스퍼드대 컴퓨터 AI 연구진이, 단색 소묘를 하는 로봇팔은 리즈대 전자전기공학부 학부생 살라헤딘 알 아브드와 지아드 아바스가 각각 개발했습니다.

    물감이 담긴 팔레트를 이용해 그림에 채색할 수 있는 로봇팔은 올해 4월 추가됐습니다.

    '에이다'라는 이름은 '인공지능'의 약어인 'AI'라는 말과, 세계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꼽히는 수학자 겸 저술가 러블레이스 백작부인 에이다 킹(1815∼1852)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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