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아바즈의 샤히드 참란 대학교. 학생과 시위대가 모여 구호를 외칩니다.
"For my sister, your sister, our sister!"
"썩은 두뇌를 바꾸기 위해!"
"평범한 삶에 대한 갈망을 위해!"
"쓰레기 줍는 가난한 아이와 그의 꿈을 위해!"
이들이 외친 건 한 노래 가사였습니다.
이란의 가수 셰르빈 하지푸르가 부른 '바로예(Baraye)'라는 노래인데요.
로이터 통신은 이 시위 영상의 촬영 날짜를 확인할 순 없었지만, 지난 월요일에 촬영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16일 22살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쓰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돌연 숨지는 일이 발생했는데요.
이 의문사 이후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울려 퍼진 노래, '바로예'
시위 현장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노래, '바로예(Baraye)'.
우리나라 말로는 '~를 위하여'라는 뜻입니다.
시위 초기 이란인들은 SNS에 'Baraye'로 시작하는 글을 올리며 시위 이유를 설명했다고 합니다.
BBC는 몇몇 사례를 전했는데요.
"우리가 숨겨야 했던 모든 카세트를 위해"
- 이란 밖에서 제작된 대중음악은 금지되기 때문에
"무용학교 진학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모든 소녀를 위해"
-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춤을 출 수 없기 때문에
셰르빈 하지푸르는 이러한 메시지들을 모아 가사로 만들었습니다.
그의 노래가 인스타그램에 올라오자 48시간 만에 4천만 조회 수를 돌파했다고 하는데요.
노래를 접한 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전파하고 있고, 그래미 어워드 '사회를 바꾼 노래' 수상자로 그를 추천하는 캠페인도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후 이 노래는 이란 시위 주제가가 됐고, 전 세계 연대 시위에서도 울려 퍼지는 중입니다.
바로예(Baraye)
거리에서 자유롭게 춤추기 위해
사랑하는 이와 키스하는 두려움 때문에
내 여동생, 너의 누이, 우리의 자매들을 위해
쓰레기 줍는 아이와 그의 꿈을 위해
부패한 경제 때문에
웃는 얼굴을 위해
학생들과 그들의 미래를 위해
이 강요된 천국을 위해
감옥에 갇힌 지식인들을 위해
소년으로 태어나고 싶었던 소녀를 위해
여성, 생명, 자유를 위해
전 세계 곳곳의 연대 시위
이란에서 진행되는 시위를 지지하기 위한 세계 곳곳의 연대 시위도 펼쳐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2일 주말이었던 독일 베를린에서도 이란 정부에 대한 규탄 시위가 있었는데요.
베를린 경찰은 8만 명, 현지 매체는 10만 명가량이 함께 모였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모인 시위대의 목소리를 전했는데요.
'마루'라는 참가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모든 이란 국민과 함께한다'고 말하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저는 마흐사 아미니의 목소리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