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독감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2009년 대유행을 넘어서는 최악의 상황마저 우려된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올가을 최소 88만 명의 독감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6천900명이 입원했고 360명이 숨졌습니다.
보통 독감 유행은 10월에서 이듬해 5월까지 이어지고 12월부터 1월 사이 정점을 찍지만 올해는 이보다 약 6주 일찍 감염자가 발생했습니다.
비영리 의료단체인 전국감염병재단 소속이자 밴더빌트대 교수인 윌리엄 섀프너는 "데이터가 불길하다"며 "13년 만에 최악의 독감 시즌이 시작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미국 남부와 남동부에서 환자가 많이 나오고 있으며, 대서양 연안을 타고 확산하는 추세입니다.
특히 9월 말부터 독감이 퍼지기 시작한 텍사스주의 휴스턴 감리교 병원에서는 지난 20일 확진된 독감 환자가 975명에 달해 한 주 사이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특히 현재 미국 내에서 독감 유행을 주도하는 우세종인 A형 'H3N2' 바이러스는 노인과 기저 질환을 가진 이들은 물론 젊은이에게도 상당한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습니다.
샤프너 교수는 "독감에서 회복되더라도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 반응이 4주에서 6주 동안 지속될 수 있고, 이는 중년 이상 환자의 심장마비나 뇌졸중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의료계에서는 2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람들 사이에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무시하고 백신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가 생겨난 것이 독감 확산세를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자료를 보면 현재까지 독감 백신이 1억 2천800만 회분 접종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억 3천900만 회분, 재작년 1억 5천400만 회분보다 적습니다.
휴스턴 감리교 병원의 감염병 부문 책임자인 세사르 아리아스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분위기가 독감 백신에도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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