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에서 코로나19 고강도 방역 정책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혁명 원로 2세도 공개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중국 혁명 원로의 자제를 일컫는 `훙얼다이`(紅二代) 출신 타오쓰량 중국시장협회 부회장은 지난 5일 중국 SNS 위챗을 통해 베이징의 과도한 방역 정책으로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글을 올렸습니다.
타오쓰량은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과 국무원 부총리를 지낸 타오주의 딸로, 타오주는 1967년 문화혁명 기간 투옥됐다가 2년 뒤 숨졌습니다.
타오쓰량은 위챗 글에서 남편과 함께 고속철을 타고 저장성 후저우를 찾았다가 방역용 휴대전화 건강코드에 베이징 방역 당국이 보낸 `팝업 창`이 뜨면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고 밝혔습니다.
신호등의 삼색으로 구성된 건강코드는 빨간색인 경우 이동이 금지되며 녹색이어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가 베이징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뜬 `팝업 창`에는 "당신의 이동 흐름은 베이징 밖 전염병 위험 지역과 관련이 있을 수 있어 위해성 조사를 해야 한다"며 "7일간 관련 지역에 거주한 이력이 없으면 다시 녹색 코드를 신청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떴습니다.
타오쓰량은 후저우에 있는 동안 매일 PCR 검사를 하며 방역에 소홀히 하지 않았고, 베이징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자 민원을 내고 방역 핫라인에 수십 번 전화를 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해당 팝업 창이 뜨자 "무술의 달인에게 혈을 찔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졸지에 베이징 바깥에 남겨지게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노숙자의 무력감과 상실감을 경험했다"며 베이징 당국의 최근 방역 정책을 살펴보니 고위험, 중위험, 저위험 지역을 불문하고 똑같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것이 당국의 `정밀 방역 전략`에 들어맞는 것이냐고 물으면서 이러한 `팝업 창`은 마술과 같아서 언제 어디서든 이유도 없이 수많은 사람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입니다.
중국의 대표적 관변 논객 후시진도 타오쓰량의 글과 관련해 "인터넷에는 베이징을 오가는 사람들이 `팝업 창`이 뜨는 것과 관련해 올린 불만이 정말 많다"며 당국이 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람들이 그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외르그 부트케 주중 EU 상공회의소 회장도 지난 2일 "나는 현재 7일간 자가 격리 중"이라며 "EU 상공회의소 베이징 사무소의 한 동료는 최근 톈진에 발이 묶인 채 베이징으로 돌아올 방도를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3년 가까이 고수하면서 주민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인데, 곳곳에서 삼엄한 단속을 뚫고 코로나19 방역에 항의하는 시위가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당국의 늑장 대응으로 봉쇄된 주거 단지에서 잇따라 사망 사고가 발생해 대중의 분노가 더욱 커졌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주 방역 관련 기자회견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의 방향은 고수하되, 방역을 정밀화·과학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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