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간선거에서 당초 예상과는 달리 민주당이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나타나자 2024년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치 지형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중간선거의 압승을 발판으로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 후보를 19%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린 공화당 소속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언론들이 집중 조명하면서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 트럼프, 2024년 대선 재도전에 빨간불
트럼프는 이번 중간 선거에서 충성파 의원들을 의회에 대거 입성시켜 공화당을 명실상부한 트럼프당으로 만들고, 이를 발판으로 2024년 백악관에 재입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는 중간선거 기간 동안 미국 전역을 돌면서 정력적으로 지원 유세를 펼쳤습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지원 유세에서 후보를 부각시키는 것보다다는 자신의 '치적'을 늘어놓는 데 더 열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트럼프의 기대를 빗나간 듯 보입니다.
비록 하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트럼프가 지지했던 주요 후보들은 낙선했습니다.
위스콘신과 캔자스 주지사 후보나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후보 등 트럼프의 주요 지지 후보들이 민주당 후보들에게 패배했습니다.
CNN은 트럼프가 "선거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자 격노했으며 모든 이들에게 소리지르고 있었다"고 트럼프와 가까운 한 인물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는 이번 중간 선거를 계기로 당내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민주당과의 주요 격전지에서 트럼프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공화당이 이겼을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트럼프 책임론이 거세질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 공화당의 대안으로 '디샌티스' 집중 조명
이런 가운데 디샌티스 주지사는 중간선거 개표에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 짓고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선거에서 승리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 지도를 다시 썼다"는 당선 소감을 밝혔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디샌티스의 차기 대권 가도를 탄탄히 했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디샌티스는 2024년 대선을 목표로 큰 승리를 거두었다"고 분석했고, 워싱턴포스트는 "공화당의 차기 대선 경선은 디샌티스의 승리로 시작했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지배력을 가진 타블로이드 일간지 뉴욕포스트, 케이블 뉴스 채널 폭스뉴스,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도 디샌티스의 재선 소식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또 공화당 원로인 뉴트 깅그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도 “트럼프 대통령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기를 원하는 공화당 내 모든 사람들이 디샌티스 주지사를 중심으로 모여들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과연 디샌티스의 돌풍이 노회한 트럼프를 잠재울 수 있을까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2024년 미국 대선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