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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NFT 팔려고 140억 원짜리 그림 태운 사업가‥수익은 0.1%

[World Now] NFT 팔려고 140억 원짜리 그림 태운 사업가‥수익은 0.1%
입력 2022-11-10 15:25 | 수정 2022-11-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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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30일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한 저택.

    블록체인 기술 업체 '프리다.NFT'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마르틴 모바라크가 액자에서 꺼낸 그림을 칵테일 잔에 고정하더니 불을 붙여 태웁니다.

    이 그림은 멕시코 유명 화가 프리다 칼로가 1944년에 일기장에 그렸던 채색 소묘 '불길한 유령들'로 가격은 1천만 달러, 우리 돈 140억 원 가까이 됩니다.

    당시 모바라크는 이 그림을 태우기 전 고해상도 디지털 파일을 1만 개의 한정판 대체불가토큰 'NFT'로 만들었고, 개당 3 이더리움에 판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140억 원짜리 원본 소각했는데‥NFT는 4개만 팔려 >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 야심 찬 암호화폐 사업가가 140억 원짜리 원본 그림을 불태우는 '쇼'를 연출했지만, 시장의 냉대만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멕시코 출신으로 현재 플로리다에 거주 중인 모바라크는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사업에 기부하기 위해 그림 소각과 NFT 판매를 추진했다며 "주의를 끌기 위해 뭔가 극단적인 일을 해야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NFT는 4개밖에 팔리지 않았고, 이 중 일부는 대폭 할인 판매됐기에 그의 수중에 들어온 돈은 1만 1천200 달러, 우리 돈 1천530만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모바라크는 이 그림 원본을 2015년에 개인 수집가로부터 사들였으며 작품의 시가는 1천만 달러라고 밝혔습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투자금의 1천분의 1만 회수한 셈입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급속히 냉각하면서 NFT 시장도 예전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NFT 시장은 최근 거래량이 고점 대비 97% 폭락하는 등 심각한 시장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관련 자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바라크는 이번 프로젝트가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고 삶의 질을 높여 주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만약 프리다 칼로가 살아 있었다면 '얼른 하세요. 내가 불을 붙일 테니'라고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이 그림의 고해상도 디지털 복제품을 NFT로 판매하는 것은 수장고에 보관돼 있던 이 작품에 대한 접근을 민주화한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 멕시코 검찰, 문화재 훼손 혐의로 수사 착수 >

    하지만 그는 그림을 소각했다는 이유로 멕시코 당국의 수사까지 받고 있습니다.

    멕시코 검찰은 자국의 '국민화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은 문화재라고 주장합니다.

    이번 소각 사건이 8월 하순 유튜브 영상 공개로 알려지자 멕시코 검찰은 모바라크의 행위가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9월부터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게다가 소각된 작품이 진품인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됩니다.

    작품이 아예 불태워져 버렸기에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진품이 맞다 하더라도 그 값어치가 과연 1천만 달러가 되느냐에 대해서도 미술계에서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모바라크가 실제로 진품 원본을 불태워 버린 것이라면 중요 문화재 파괴 범죄가 되고, 그게 아니라 가짜를 불태운 것이거나 진품의 복제품을 몰래 만들어 불태운 것이라면 사기, 위조, 저작권법 위반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모바라크는 '이 그림을 소각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참 말을 하지 않다가 한숨을 푹 쉰 뒤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하기를 좋아한다"고 답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모바라크는 1990년대에 닷컴 업체를 차려 큰돈을 벌었으며, 항공기 사업과 광산개발 사업에도 뛰어들었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다가 비트코인으로 지금의 부를 일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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