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세계
기자이미지 김정인

[World Now] "월드컵에서 왜 무지개 완장은 안 되나요?"

[World Now] "월드컵에서 왜 무지개 완장은 안 되나요?"
입력 2022-11-24 11:41 | 수정 2022-11-24 13:49
재생목록
    독일 축구 대표팀 "왜 무지개 완장을 하면 안 되는 거죠?"

    현지시간 23일 2022 카타르 월드컵 현장.

    일본과의 경기를 앞둔 독일 축구 대표팀이 단체 사진을 찍는데, 어라, 모두 입을 가리고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에서 발생한 인권탄압에 항의하는 퍼포먼스인데요.

    카타르 축구 경기장을 짓는 과정에서 이주노동자 6천명 이상이 숨졌다는 의혹이 나왔고, 성소수자에 대한 처벌과 탄압도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이런 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독일, 잉글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웨일스, 스위스, 덴마크 등 7팀 주장들은 다양성과 포용을 상징하는 '원 러브' (One Love)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서기로 했었는데요.

    하지만 FIFA가 '원 러브' 완장을 하면 옐로우 카드를 주겠다고 경고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새 퍼포먼스가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도 항의의 표시로 이란과의 경기 직전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World Now] "월드컵에서 왜 무지개 완장은 안 되나요?"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하자 라비브 벨기에 외무장관 (연합뉴스)

    FIFA가 금지한 무지개 완장을 차고 FIFA 수장을 만나다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유럽 장관들이 FIFA가 금지한 무지개 완장을 차고, FIFA 수장을 만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AP통신 등은 하자 라비브 벨기에 외무장관이 현지시간 23일 차별 반대를 뜻하는 무지개 완장을 팔뚝에 두르고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만났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렇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고스란히 사진으로 남았습니다.

    인판티노 회장은 카타르 인권 문제에 대한 유럽의 비판에 대해 '서구의 위선'이라고 발언하기도 했었는데요.

    월드컵 직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판티노 회장은 "나는 유럽인이다. 우리가 도덕적인 교훈을 주기 전에 전 세계에서 3000년 동안 해 온 일에 대해 앞으로 3000년 동안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일방적인 도덕적 교훈은 위선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World Now] "월드컵에서 왜 무지개 완장은 안 되나요?"

    낸시 패저 독일 내무장관 (로이터)

    낸시 패저 독일 내무장관도 무지개 완장을 찬 채 인판티노 회장과 인사하고, 독일 대표팀의 첫 경기를 지켜봤는데요.

    이처럼 유럽 각국에서는 FIFA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낸시 패저 장관은 FIFA의 무지개 완장 금지 조처에 대해 '엄청난 실수'라고 비판했고요.

    덴마크 축구협회도 FIFA에 반발하면서 내년 3월 회장 재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잔니 인판티노 현 FIFA 회장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제이콥 얀센 덴마크 축구협회 이사는 '무지개 완장의 문제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FIFA에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요. 대체 완장의 문제가 뭡니까? 제 생각에는 완장에 문제가 없습니다. 그건 당신이 사랑하고 싶은 사람을 사랑할 보편적인 권리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그것이 정치적 성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FIFA는 완장을 정치적 성명으로 간주합니다."

    FIFA는 무지개 완장을 승인받지 않은 장비라며 착용을 금지한 바 있는데요.

    동성애를 처벌하는 카타르 정부를 의식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카타르는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하며 적발 시 최대 사형에 처하고 있는데요.

    카타르 월드컵 홍보 대사는 경기 개막을 앞두고 "동성애는 정신적 손상"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불티나게 팔린다고?

    이런 와중에 무지개 완장은 오히려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는데요.

    무지개 완장 캠페인은 네덜란드축구협회가 성 정체성이나 인종, 문화, 국적 등에 따른 차별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2020년 처음 시작했습니다.

    무지개 완장 제작을 맡고 있는 네덜란드 제조사 배지다이렉트BV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제작한 완장 1만 장은 이미 매진됐고, 유럽의회도 최근 완장 500장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