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_Now] 천안문 이후 중국서 첫 대규모 시위‥그들이 백지 든 까닭](http://image.imnews.imbc.com/news/2022/world/article/__icsFiles/afieldfile/2022/11/28/k221128-19.jpg)
27일 밤 베이징 차오양구에서 열린 집회.
"친구여!" 베이징 한복판에서 울린 송별곡
어젯밤(27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량마허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이 지역은 한국 대사관을 비롯해 각국의 대사관들이 모여있어 외국인들이 많은 곳입니다. 중국으로서는 외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통제가 어려운 지역입니다. 군중은 한 손에 하얀 A4용지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헤어진 친구를 그리워하는 내용인 <송별>이라는 곡을 함께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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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지난 24일 발생한 신장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19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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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량마허에 보인 사람들이 '송별'을 불렀다.
당국 검열 피하려 애국주의 노래·백지 팻말
량마허에서 울린 <송별>은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노래였습니다. 이 노래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55주년에 중앙선전부에서 '애국주의 교육용 노래 100곡'에 선정한 곡입니다. 친구에 대한 그리움은 중국 고전 문학에서 많이 다뤄지는 소재인데 이 노래는 고전 문학에 나온 표현들을 잘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중국의 시위대는 따로 저항가를 부르지 않고 애국주의 노래를 부릅니다.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이나 사회주의 혁명가인 <인터내셔널가>처럼 말입니다. 그 이유는 귀에 익은 멜로디, 숨은 의미, 혁명적 가사, 여기에 '처벌을 피할 명분'도 추가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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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량마차오에 모인 사람들이 '봉쇄 해달라!', 'PCR 검사 해달라!'고 외쳤다"
"봉쇄 해달라!" 엉뚱한 구호, 왜?
시위대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던 건 구호였습니다. 이들은 베이징 쓰퉁차오 현수막에 적혔던 구호 "PCR 검사가 아닌 자유를 달라"라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이따금 "봉쇄를 해달라!", "PCR 검사를 해달라!" 등 기존 시위의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을 지지하는 발언도 함께 하면서 시위대가 곤란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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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대 학생들이 백지에 적은 '프리드먼 방정식'. 칭화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졸업한 대학이다.
집회에 우주 방정식이 왜?…'프리드만=프리 더 맨'
바로 전날 칭화대에서도 백지를 들었습니다. 학생들이 든 백지 중에는 문과 출신인 저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수학 공식이 담겨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공식은 우주 팽창론의 수학적 모델을 제시한 소련의 수학자 알렉산드르 프리드만(Alexander Friedmann)의 방정식의 일부였습니다. 학자 이름이 프리드만이니 영어로 '자유(freedom)', '자유롭게 해달라(Free the man)'는 단어를 연상하게 합니다. 또 이 공식에 생략된 부분은 열린 우주를 의미하는데 '개방'을 요구한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중국 특색 시위는 해석이 필요한 영역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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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상하이 우루무치중로에서 열린 시위 이후, 시위 장소의 상징이 된 표지판을 뽑아가는 듯한 장면.
[사진 출처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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