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28일 홍콩 중심가에 백지를 손에 든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초를 켜고, 꽃을 놓으며 중국 우루무치 화재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겁니다.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에서 집회와 시위가 금지됐지만, 그래도 중국의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기 위해 나선 겁니다.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시위자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우루무치 화재로 숨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인해 소방차가 접근할 수 없었기 숨졌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만든 재앙입니다. 현재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변화가 있기를 희망합니다."
* 1124
홍콩중문대에서도 연대시위가 열렸습니다.
촛불로 만든 숫자, '1124'. 중국 우루무치 아파트에서 난 화재로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11월 24일을 기억하라는 의미입니다.
아파트가 봉쇄되면서 화재 진압이 지연됐고,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오며 중국 전역에서 중국의 방역 정책에 대한 항의 시위가 빗발치기 시작했습니다.
홍콩명보는 중국 본토에서 온 유학생들이 중국에 있는 가족이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해 조심스럽게 행동하면서도, 이번 시위가 널리 알려지길 희망했다고 전했습니다.
학생들은 "봉쇄 말고 자유를!" "문화혁명 말고 개혁을!" 등의 구호를 외쳤는데, 이는 중국 베이징 시내 고가에 내걸렸던 현수막 구호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최근 중국 반정부 시위의 상징물인 백지를 들어 올렸고,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넘버 '민중의 노래'를 부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콩에서 열린 집회는 대체로 평화시위로 진행됐는데, 시위대가 공격당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그랜마 웡'으로 유명한 홍콩 민주 활동가 알렉산드라 웡이 홍콩 시위의 상징인 노란 우산을 든 채 구호를 외쳤는데, 한 남성이 우산을 뺏고 그를 쓰러뜨리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해당 남성은 곧바로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알렉산드라 웡이 바닥에 쓰러지기 전 "우리는 권위주의를 원하지 않는다"는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습니다.
2019년 범죄인의 중국 본토 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6개월 넘게 이어졌던 홍콩. 하지만 2020년 홍콩국가보안법이 제정되면서 시위가 자취를 감췄는데요.
그런데 중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에 홍콩에서도 중국의 시민들을 위한 연대시위가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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