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SR이 KTX를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의 결별을 선언했습니다.
지난 연말 이틀간 SRT 운행에 대거 차질을 빚게 한 통복터널 전차선 단전사고가 계기가 됐습니다.
이종국 대표이사는 오늘 오후 서울 수서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SR 자체적으로 차량 정비를 확대하고 코레일과의 위수탁 계약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R은 코레일에서 철도 차량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으며 차량 정비도 코레일에 위탁하고 있습니다.
이 사장은 "전차선 단전사고 원인은 부실한 자재 사용과 공사 과정에 대한 허술한 관리"라며 "건설과 관리가 분리된 지금의 유지보수 체제로는 철도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고 국토교통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습니다.
SR은 지난달 30일 충남 천안아산역∼경기 평택 지제역 구간 통복터널에서 일어난 전차선 단전사고의 피해액을 130억 원으로 집계했습니다.
SRT 열차 총 32편성 중 25편성에서 엔진 역할을 하는 주전력변환장치가 훼손돼 차량 복구에 91억 원, 비상 차량 임차료로 25억 원이 들었고,
열차 이용에 불편함을 겪은 고객들에게 발급하는 할인 쿠폰 등 보상비로는 7억 7천만 원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SR이 밝힌 사고 원인은 `부실시공`으로,
SR 자체 조사 결과 겨울철 하자 보수공사에 여름용 접착제를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터널 시공과 하자 보수공사는 GS건설이 진행했습니다.
코레일의 장애 조치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게 SR의 주장입니다.
SR은 "명확한 사고 원인과 전차선 주변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성급하게 전차선에 전원을 공급해 연속 3회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과전류가 공급된데다, 선로에 떨어진 부직포 조각이 SRT 열차 하부로 빨려들어 가면서 열차 고장까지 대거 일어났다는 게 SR의 설명입니다.
문제는 부실 공사의 관리주체가 불명확하다는 점입니다.
사고가 일어난 수서∼평택 제9공구 공사 발주처는 국가철도공단이고, 완공 뒤 철도공단이 코레일에 시설물을 인수인계했으며, 하자관리업무는 코레일이 철도공단에서 위탁을 받아 하고 있습니다.
철도공단과 코레일은 서로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국토부가 책임 소재를 가려내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장은 "이번 사고 수습을 계기로 독자적인 길을 개척하는 긴 여정을 시작하겠다"며 철도공사와 체결한 차량 정비, 공용 역 사용에 대한 위탁계약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SRT 예약 시스템은 코레일 것을 빌려 사용하고 있는데, 이 역시 독자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코레일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코레일관광개발에 위탁한 콜센터와 객실 승무 서비스도 독자 운영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사장은 "이번 단전 사고 때 콜센터 운영시간을 연장해달라는 간곡한 요청에도 위탁사의 거부로 고객 안내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객실 승무원은 위탁사 내부 노사 갈등으로 작년 한 해만 156일간 사복 투쟁을 벌여 SRT 이미지에 손실을 줬다"고 비판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