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금융 노조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영업시간을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사실상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는 오는 30일부터 은행 영업시간이 1시간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지난 18일 금융 노사는 영업시간 정상화를 주제로 회담을 진행했는데, 김광수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이 "영업시간 정상화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금융노조 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지며 이런 관측이 나옵니다.
김 회장은 노조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은행권이 독자적으로 마스크 해제와 함께 곧바로 영업시간을 1시간 다시 늘리겠다는 방침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C제일·하나·대구은행장 등 금융 노사 산별교섭 사측 대표단도 지난 16일 간담회에서 은행 영업시간 단축에 따른 국민 불편에 공감하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직후 영업시간 원상복구를 논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노조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사용자들은 은행 점포 폐쇄 문제에는 관심도 없던 금융감독 수장들의 말 몇 마디에 얼어붙어 '무조건적 과거 회귀'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금융노조는 내점 고객이 드문 오전은 그대로 9시 30분에 영업을 개시하고, 마감 시간을 현행 오후 3시 30분에서 4시로 늦추는 방안을 사용자 측에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 측은 오는 27일로 노조가 제안한 TF 대표단 회의를 정상적으로 개최하라고 촉구했지만, 이미 '실내 마스크 해제 즉시 영업시간 정상화' 입장을 굳힌 사측이 회의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입니다.
은행 영업시간 단축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7월부터 시작됐습니다.
금융 노사는 2021년 10월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방역지침 상 사적모임, 다중이용시설 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까지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의결한 바 있습니다.
작년엔 산별 교섭에서 노사가 영업시간 정상화를 위한 공동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금융 사측이 최근 외부 법률 자문으로 영업시간 정상화와 관련해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 뒤에도 반드시 노사 합의가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해석을 얻었고, 이를 근거로 노조 측의 합의 없이도 영업시간 복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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