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불문‥선착순 분양합니다" "자격이 아니라 가격이 문제죠"

지난 12월 1,330가구의 일반 분양을 했던 서울 성북구 장위 자이 레디언트.

40%가 넘는 537세대가 계약을 포기해 미계약으로 남으면서 무순위 청약이 진행됐습니다.

그래도 다 팔리지 않아 지난 26일부터는 '선착순 분양'으로 전환됐습니다.

기본 구비서류와 300만 원을 들고 오면 동 호수를 지정해 분양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선착순 계약은 주택 소유 여부나 나이, 거주 지역과 상관없이 신청이 가능해 "사람이기만 하면 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청약 당첨은 로또'라는 말은 옛말이 됐습니다.

서울 강북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임에도 선착순 분양까지 나선 이유는 높은 분양가 부담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10억 원 안팎.

그런데 바로 옆 신축 아파트인 '래미안 포레카운티' 전용면적 84㎡가 이번 달 7억 원에 계약됐습니다.

급하게 나온 아파트 매물들이 낮은 가격에 속속 거래되면서 동호수 지정 등 여러 혜택을 내걸어도 매수대기자들이 쉽게 분양에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인 겁니다.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는 53가구 중 절반이 넘는 27가구가 계약에 실패했습니다.

분양가는 3.3㎡당 4,013만 원으로 강북 지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후분양으로 역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던 경기 안양시 호계동의 평촌센텀퍼스트.

대형 건설사인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았음에도 1,150가구 모집에 350명이 신청했습니다.

평균 경쟁률이 0.3대 1로 거의 대부분의 평형대가 미달이었습니다.

정부가 분양 시장을 살리기 위해 1·3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 건설사와 시행사들은 미분양 물량 소화를 위해 각종 혜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과열기의 마지막 시기 애초에 분양가가 높았던 것으로 분류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수요자들의 시선이 더욱 싸늘해지며 여전히 비싸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