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 3회 연속 동결‥경기·금융 불안에 초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오늘 기준금리를 다시 3.5%로 동결했습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를 기록하며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져 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줄어든 상태에서, 무리하게 금리를 더 올려 위축된 경기에 부담을 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은행은 금리를 동결을 결정한 데는 무엇보다 불안한 경기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겨우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피했고, 3월 경상수지도 힘겹게 석 달 연속 적자를 모면한 상황이라는 걸 강조했습니다.

여기다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4월까지 여전히 14개월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와 함께 고조되는 금융시장의 위험도 반영한 판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계속 금리 인상으로 압박하면, 취약한 저축은행이나 카드사 등에서부터 부실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통위 회의에 앞서 일각에서는 역대 최대 수준(1.75%p)으로 벌어진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은이 0.25%p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하게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 유출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추가 인상 없이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