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화는 장관의 독자적 결정"‥"급발진 이상‥재집권 자신없나"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서울양평고속도로 건설사업 자체를 전면 백지화한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

원 장관은 오늘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초 문제가 된 강상면 종점 변경안만 폐기하고 원안대로 추진할 생각도 했지만, 민주당의 공세가 너무 지나쳐 이 같이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원희룡/국토부 장관(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무조건 우리 김건희 여사를 물고 들어가려는 거구나, 이거 임기 끝까지 이거는 어쩔 수 없구나 그래서 그렇게 하느니 이 논의를 영원히 안 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우리 김건희 여사가 거론될 필요가 없는 그 시점에 가서 서로 홀가분하게 깔끔하게 하자는 거죠."

대통령실과 논의했냐는 질문에는 자신의 독자적인 결정이었다고 잘라서 답했습니다.

[원희룡/국토부 장관(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대선 공약이었던 부분인데 대통령과 논의하셨습니까?> 아닙니다. <아닙니까? 아니, 대선 공약이 대선 공약인데 대통령과 상의 없이 장관이 독자적으로 백지화 선언을 할 수 있는 건가요?> 제가 공약을 만든 정책본부장이기도 했고요. 여기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 대통령에게 흠집을 내기 위해서 여사님을 계속 물고 들어가는 민주당의 날파리 선동 프레임 아닙니까? 그러면 이 점에 대해서는 장관은 정치적 책임까지도 지는 것이고요. 만약에 이 점에 대해서 책임을 묻는다면 저는 어떤 인사권의 책임까지도 저는 다 각오를 하고 제가 고뇌 끝에 결단을 내린 겁니다."

원 장관은 민주당 소속인 정동균 전 양평군수도 새 노선을 전제로 강하IC 건설을 추진했다며, 이재명 대표가 "가짜 선동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정 전 군수는 2021년 언론 인터뷰에서 강하IC 건설을 언급했지만, "기존에 있는 노선을 원천적으로 없애고 새로 하는 건 어렵다, 원안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원 장관의 행보와 관련해, 대선공약을 함께 총괄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아무리 생각해도 원 장관의 급발진 같다"며 결정의 배경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전 대표(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제가 봤을 때는 아무리 그 영상을 보고 실제 국회에 있는 기자들한테 대충 어떤 분위기인지 전언을 들어봐도 급발진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러면 그게 누구를 바라보고 한 것이냐, 양평군민이냐 아니면 일반 국민이냐 아니면 다른 곳이냐. 저는 다른 곳이라고 봅니다."

또 "정말 사업이 필요하다면 다음 정부에서 하라"는 원 장관의 발언을 두고도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전 대표(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그다음 표현이 더 급발진이라고 생각한 게 뭐냐 하면 할 거면 다음 정부에서 해라. 다음에 우리가 집권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왜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지요? 원 장관이 우리 집권한다는 것에 확신이 없나?"

민주당은 원 장관이 문제제기 초기만 해도 국토부 공무원의 정무적 판단을 문제 삼았는데, 의혹이 더 커지자 민주당에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사업을 백지화했다며 정치적 술수이자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