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금융당국이 긴급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부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가연계증권(ELS)을 최근 수년간 팔아온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사실상 전수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우선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에서는 금감원의 현장 조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하나·신한·우리·NH농협 등 주요 판매 은행들에 대해서도 서면 조사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증권사 중에서도 최대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5∼6곳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LS는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으로 가격이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원금과 수익을 조기에 얻을 수 있지만, 특정 조건을 밑도는 상태로 만기가 도래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홍콩H지수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것은 기초자산인 홍콩H지수의 하락세 때문입니다.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우량 중국 국영기업들로 구성된 H지수는 2021년 초 12,000포인트에 이르다가 현재 50%에 불과한 6,000포인트까지 추락했습니다.
문제는 ELS의 만기가 통상 3년인 것을 고려하면, 2021년 판매된 홍콩H지수 연계 ELS의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부터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 중 약 8조4100억원이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에도 홍콩H지수가 현재와 비슷한 수준에 머문다면 내년 상반기에만 8조원의 40%에 해당하는 3조원이 넘는 손실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홍콩H지수 연계 ELS를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고지했는지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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