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의혹 등으로 위기에 휩싸인 카카오에서 폭언 논란까지 불거진 가운데, 당사자로 지목된 임원이 회사 내 부조리가 있다며 폭로하고 나서 카카오의 내분이 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카카오 등에 따르면 감사 업무 등을 맡고 있는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은 지난 22일 사옥 14층에서 업무보고를 받다가 욕설과 폭언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다수의 직원들이 들을 만한 고성으로 비속어와 장애인 비하성 욕설을 섞어가며 10여 분간 직원들을 모욕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김 총괄이 조직장들과 회의 도중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한 사실이 있다"며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는데, 김 총괄이 직접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김 총괄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비용 절감상 내부 계열사 직원들을 투입하자고 했지만 한 임원이 이미 정해진 외주업체를 쓰겠다며 거절해 언쟁을 벌이다가 폭언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습니다.
7~8백억 원 규모인 공사 건을 담당 임원이 결재와 합의도 없이 일방 주장하는데 다른 임원들이 가만히 있는 모습을 보고선 분노가 폭발했다는 겁니다.
김 총괄은 "조금 뒤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세 차례 사과했다"며,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실수였고 그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김 총괄은 30년 지기인 김범수 창업자가 자신에게 경영혁신을 주문한 일화를 전하면서 카카오 내부 상황을 추가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김 총괄은 "지난 9월 첫 출근 날 김 창업자가 사내 골프회원권 문제를 조사해달라고 해, 먼저 김 창업자의 법인 골프 회원권부터 내놓으라"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총괄은 "'카카오가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것이다', '금요일부터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는 소문이 파다했다"면서 "파악해 보니 100여 명의 대표이사들은 골프 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골프 회원권을 75% 정도 통째로 매각하겠다"고 보고하고 김 창업자로부터도 승낙을 받았는데 "이후 두 달간은 정말 전쟁 수준의 갈등이 있었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김정호 총괄은 경영진과 측근에 편중된 보상 체계, 열악한 직원 휴양시설과 보육시설 문제,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등도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이 같은 게시물에 조광조 태그를 다는 등 기득권과 싸우는 개혁가를 자임하고 나선 건데, 내부에선 폭언 논란 이후 시작된 SNS 폭로전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카카오는 김 총괄의 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
이동경
'폭언' 하더니 돌연 "나는 조광조"‥SNS 폭로 나선 카카오 임원
'폭언' 하더니 돌연 "나는 조광조"‥SNS 폭로 나선 카카오 임원
입력 2023-11-30 09:10 |
수정 2023-11-3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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