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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김현주 "인간성에 대한 고민 하게 한 작품, 앞으로 액션배우 말고 사이코패스 연기 하고 싶다" [인터뷰M]

'정이' 김현주 "인간성에 대한 고민 하게 한 작품, 앞으로 액션배우 말고 사이코패스 연기 하고 싶다" [인터뷰M]
입력 2023-01-25 13:22 | 수정 2023-01-2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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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한국형 SF 영화 '정이'에서 최고의 전투 A.I. 개발을 위한 뇌 복제 대상 ‘정이’를 연기한 김현주를 만났다. 김현주는 '정이'에서 연합군 측 최정예 리더 출신으로, 수많은 작전에 참전해 승리로 이끈 전설의 용병을 연기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내전을 끝낼 수 있던 마지막 폭파 작전에 참여했다가 작전 실패로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정이'는 그녀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전략과 전투 기술, 강한 충성심과 의지를 그대로 담은 전투 A.I. 개발을 위한 뇌 복제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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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 전부터 독특하고 강렬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한 김현주는 "제가 드라마에 많이 치중하다 보니까 맡는 캐릭터에 한계가 있다는 건 늘 생각을 해왔다. 그 안에서도 다양하게 시도하고 싶었지만 크게 범주에 벗어나는 걸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 저를 선택해서 들어온 작품 안에서 또 선택하다 보니 폭이 한정되어 있었고 갈증은 계속 있었다. 용기 내기도 쉽지 않았다. 드라마 '왓쳐'를 하면서부터 이런 장르에 흥미를 느끼고 다른 걸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심어준 계기가 된 거 같다. 이후부터 계속 그런 작품이 들어오고 '지옥'도 들어왔다. 의도했다기보다는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거 같다."라며 연기의 결이 바뀌게 된 계기를 회상했다.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지만 이번에는 A.I를 연기해야 했다. 그냥 A.I도 아니고 처음에는 사람이었다가 나중에는 뇌를 복제한 실험대 상인 A.I를 연기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 김현주는 "사람일 때와 로봇일 때 연기로 구분이 지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와서 생각을 해 보니까 사람을 연기할 때는 되려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를 쓴 것 같다. 자연스럽게 해도 됐을 텐데 오히려 기계보다 사람인 모습에 더 신경을 썼다."라며 평범하지 않았던 연기에 힘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계 '정이'였을 때는 기계적인 면을 보여줘야 하는데 어느 선까지 보여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건 감독님과 상의해서 어느 부분에서 기계스럽게 하는 게 좋을지, 걸음걸이를 신경 쓰는 게 좋을지를 많이 이야기했었다."라며 연상호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캐릭터를 잡아갔다고 이야기했다.

    김현주는 "실험 대상의 '정이' 였을 때는 감정이 없어야 해서 감정을 배제하는 연기를 해야 했다. '서현'과 마주했을 때도 모성애가 완전히 보이지 않게 표정이 없어야 해서 그냥 무(無)를 연기해야 한다는 게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쉽지 않았다. 감정을 드러내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감정을 빼는 게 더 어려웠다. 제 기억에서 가장 어려웠던 연기는 깨어나는 순간의 연기였다. 기계에서 깨어날 때 항상 고통 속에서 깨어나고, 다른 수준의 고통으로 깨어나야 했는데 그걸 다양하게 연기하는 게 쉽지 않더라."라며 '정이'에서의 감정 연기가 다른 작품과 달랐던 지점을 이야기했다.

    김현주는 기계 '정이'를 연기할 때 더 많은 신경을 썼다고 이야기하며 "로봇이지만 감정이 보이는 거에 대해 많이 신경을 썼다. 모션 캡처 슈트를 입고 연기하긴 하지만 진짜 감정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연상호 감독이 요구하셨고, 저도 최대한 감정이 보일 수 있으면 좋겠기에 거기에 더 세밀하게 감정 표현을 신경 썼다. CG 기술이 굉장히 발달되어서 후반에는 제가 연기를 하지 않아도 그래픽으로 100% '정이'의 구현이 가능했었지만 연상호 감독임이 최대한 김현주 얼굴에 그래픽을 입혔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직접 연기를 했었다. 특히 마지막에 기계 '정이'가 산에서 해가 뜨는 장면에서는 제 표정이 많이 살아 있어서 보면서 깜짝 놀랐다."라며 시청자들의 상상보다 그래픽이 많은 부분에 접목되었고, 그래픽 장면에도 실사를 곁들여 감정이 드러날 수 있는 그래픽을 구현했음을 이야기해 놀라움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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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계 '정이'의 연기에서 마지막에 딸에게 뺨을 비비는 장면에 대해 김현주는 "기억을 다 지운 게 아니라 조금 남겨 놓은 기억 안에서 부비부비 하는 희미만 기억만 남은 상태였지 딸이라는 기억을 가진 건 아닌 상태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무의식에서 나오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슬프게 다가왔을 것."이라며 시청자들이 궁금해했던 장면에서의 행동에 대해 해석을 해줬다.

    평소 SF는 좋아하지 않지만 휴머니즘과 감정적으로 자극하는 영화는 좋아한다는 김현주는 "'버드 박스'나 '월E' 같은 영화는 좋아한다. 연상호 감독이 기계 '정이'에게 감정을 실어주고 싶은데 감정이 보일지 걱정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월E'가 깡통인데도 불구하고 감정이 눈에 보여서 많이 울었었다며 걱정하지 마시라는 이야기를 했었다."라며 오히려 연상호 감독을 다독이며 촬영했다는 비하인드를 밝혔다.

    처음 '정이'의 시나리오를 읽을 때만 해도 메시지보다는 액션에 대한 욕심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에 매료되었다는 김현주는 "영화를 끝내고 보니까 오히려 많은 생각이 들더라. 인간이 가장 우월한 존재 갖지 마 결국 가장 나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고, '정이'가 용병으로 최정예가 될 수 있었던 건 딸에 대한 사랑이 가장 큰 힘이었는데 그게 그에게 가장 큰 약점일 수도 있다. 인간은 삶과 죽음으로 나 뉘도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데, 그걸 거스르고 영원할 수 있는 인간을 만들려는 욕구가 계속 있다. 어떤 게 가장 인간스럽고 인간다움인가 생각하면 불완전하고 완벽하지 않은 게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영화를 찍고 나서 완전하지 않아도 되고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그게 가장 인간스러운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라며 영화의 많은 메시지 중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전했다.

    액션배우로 거듭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김현주는 "정서적으로 더 파격적인 걸 해보고 싶기는 하다. 몸으로 쓰는 액션을 많이 해봤다면 정서적인, 약간 사이코패스 기질을 가지거나 악녀도 해보고 싶다."라며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를 밝혔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 '정이'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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