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1세대 보이그룹 H.O.T.를 '거시적인 비전을 선호하는 지도자 ENTJ'로 표현했다. 소년들이 외친 사회적 메시지와 그에 상반되는 귀여운 모습, 그리고 '신비주의' 콘셉트는 그들의 인기 비결로 꼽혔다. 그 중 '신비주의' 콘셉트를 두고 카이스트 교수이자 뇌과학자 김대식은 “흥미로운 점은 '신비주의'라는 콘셉트 하나로는 사실 인기가 오래 유지될 수 없다”며 “제작자들은 아티스트와 팬이 같은 편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뇌의 편 가르기' 현상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라고 콘셉트 변화의 이유를 분석했다.
그 후 '한류'를 이끈 2세대 보이그룹의 시초는 '친화력 좋은 옆집 오빠 유형 ENTP'로 소개된 슈퍼주니어다. 동시대에 '아이돌을 아티스트라고 부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시발점이 된 '자유로운 영혼의 슈퍼스타 유형 ESFP' 빅뱅도 나타났다. 정형화된 케이팝 노래가 아닌 팝 R&B로 데뷔한 '창의력이 풍부한 예술가 유형 INFP' 샤이니도 케이팝에 새로움을 선사했다. 샤이니 민호는 팀 데뷔 과정과 팀명이 샤이니가 된 이유까지 공개해 흥미를 더했다. 독보적인 엣지를 가진 '개방적이고 활동적인 모험가 유형 ESTP' 2PM과 '의리파 유형 ENFJ' 비스트의 등장도 케이팝에 한 획을 그었다. 이를 두고 음악평론가 김윤하는 “2세대 보이그룹 이후로 케이팝이 정말 다채롭고 다양한 색상표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라고 케이팝 음악의 급격한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본격적으로 케이팝 보이그룹이 많아지던 때,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사는 사색가 유형 INTP' EXO가 처음으로 '세계관' 콘셉트를 장착해 3세대 보이그룹의 포문을 열었다. 케이팝 아티스트의 음악, 뮤직비디오 등에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것들을 심어두는 '세계관' 콘셉트는 케이팝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모두가 즐기는 포인트가 됐다. 방탄소년단도 자신들만의 메시지를 담은 세계관으로 케이팝 글로벌화의 정점을 찍어 케이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티스트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만든 콘셉트가 업계 전반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만큼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4세대 보이그룹은 여기서 한층 더 나아가 팬만이 알아볼 수 있는 요소들을 적용해 강력한 소속감을 형성하고 있다. 자신들만의 확고한 색깔을 가진 '호기심 많은 섬세한 탐험가 유형 ISFP'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한 '어려운 길을 기꺼이 앞장서는 선구자 유형 ESTJ' NCT,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행복을 느끼는 유형 ENFP' ENHYPEN(엔하이픈)이 그 주인공이다. 한편, '그들이 사는 세상'이 된 현재의 케이팝을 두고 부족한 대중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NCT 도영은 “대중성을 케이팝에서 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솔직한 의견을 표해 눈길을 끌었다.
계속해서 치열해져 가는 케이팝 산업 중심에 있는 더보이즈 큐,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휴닝카이, NCT 도영과 선배 보이그룹이 나누는 보이그룹의 고민도 공개됐다. 그중 두 개의 이름으로 각 7년씩 활동한 하이라이트는 “팀이 함께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것들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항해를 떠났고, 지금도 계속해서 그 파도를 넘어가고 있다”라고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과정을 표현했다. 뿐만 아니라 모든 보이그룹은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더 멋진 모습을 보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고 입을 모아 그들의 진심 어린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케이팝 제너레이션' 3화 공개 후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 '케이팝 보이그룹 덕질 20년 차, 이 모든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어 즐거웠다', 'MBTI로 구분한 보이그룹 진짜 신선하다! 내 취향은 ENFJ로 정했다', '우리만의 세계라고 하는 아이돌의 표현 방식이 현재의 케이팝을 제대로 말해주는 듯', '화려해 보이는 보이그룹들의 속 마음을 들을 수 있어서 인상 깊었다. 모두 행복만 하길' 등 다채로운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케이팝 제너레이션'은 계속해서 케이팝 문화에 대한 것들을 다양한 주제로 풀어나간다. 오는 16일(목) 오후 4시 티빙에서 공개되는 4화에서는 글로벌 문화로 거듭난 케이팝의 정의를 꼼꼼하게 짚어 볼 예정이다.
유정민 / 사진제공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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