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랐나? 원래 세상은 더럽고, 인생은 서럽다.” 1992년 부산, 밑바닥 정치 인생을 끝내고 싶은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 ‘해웅’은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금뱃지를 달 것이라 확신했지만, 정치판을 뒤흔드는 권력 실세 ‘순태’에게 버림받으며 지역구 공천에서 탈락한다. “누가 센 지는 손에 뭘 쥐고 있는가 보라 안 했습니까?” ‘순태’에 의해 짜여진 선거판을 뒤집기 위해 부산 지역 재개발 계획이 담긴 대외비 문서를 입수한 ‘해웅’. 행동파 조폭 ‘필도’를 통해 선거 자금까지 마련한 ‘해웅’은 무소속으로 선거판에 뛰어들어 승승장구한다. ‘순태’ 역시 ‘해웅’이 가진 대외비 문서의 존재를 알게 되고, 점차 ‘해웅’의 숨통을 조여오는데… 대한민국을 뒤집을 비밀 문서, 이 판을 뒤집는 놈이 대한민국을 뒤집는다!


● 비포스크리닝
‘악인전’을 통해 336만 관객을 동원, 국내 흥행 성공과 동시에 제72회 칸 국제 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쾌거를 이룬 이원태 감독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국내 개봉 이전에 제25회 판타지아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통해 먼저 선을 보였고 당시 조진웅의 뛰어난 연기는 호평을 받았었다. 여기에 더해 캐릭터를 위해 단기간에 10kg을 증량해 근육질 몸을 만들고, 경상도 사투리의 특유의 거친 말씨를 익히는 노력을 한 김무열, '재벌집 막내아들' '형사록' '리멤버'등 요즘 신들린 연기로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는 이성민까지 출연해 작품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믿고 보는 감독과 출연진이라는 건 틀림이 없다. 이 셋의 케미가 만들어 낼 범죄 오락 영화가 어떤 결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 애프터스크리닝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내부자들’, ‘더 킹’의 흥행 계보를 잇는 완벽한 범죄드라마의 탄생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범죄드라마라고 해야 할지, 정치드라마라고 해야 할지, 권력드라마라고 해야 더 가까우려나? 처음에는 단순히 국회의원이 되고 싶었던 한 남자의 고군분투에서 시작됐지만 점점 이 남자의 사연은 눈덩이가 부불어 오르듯 시간이 갈수록 권력과 돈과 범죄가 덧붙으며 여우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 토끼처럼 되어 버린다. 결국 호랑이와 독대하게 된 토끼의 운영은 어떻게 되는 걸까?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관객들은 두 손을 맞잡고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토끼의 운명을 궁금하게 된다. 어지간히 싸움의 상대가 되어야 토끼를 응원이라도 할 텐데 호랑이 앞의 토끼에게 아무리 구세주가 나타난다고 한들 호랑이의 한입 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토끼와 호랑이의 대결은 결국 끝이 나지만 뭔가 통쾌하지 않고 찜찜함만 안기는 승부다. 이 찜찜함의 이유는 무엇일까? ‘대외비’는 인간의 부조리와 권력의 속성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겉으로 드러나 있는 권력의 이면에 얼마나 추하고 비열한 민낯이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는 이원태 감독의 기획 의도를 너무나 잘 담아내고 있다. 추하고 비열한 민낯과 대면한 기분이 바로 그 찜찜함이었을 것.
호기로운 토끼를 연기한 조진웅과 아무리 찔러도 타격감이 없는 호랑이를 연기한 이성민, 그 둘 사이에서 새우처럼 등이 터져버린 김무열까지, 배우가 곧 캐릭터인 명연기를 펼친다.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 행동파 조폭 필도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 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범죄드라마 '대외비'는 3월 1일 개봉한다.
김경희 / 사진제공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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