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 조성현PD "가족 중 사이비종교 피해자 있어, 숙제하듯 만들었다"

넷플릭스 화제작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연출한 조성현 PD를 만났다. 10일 오전 10시 30분 롯데호텔 서울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의 제작과 관련하여 진솔하게 답변하였다.

조성현 PD는 조현준 넷플릭스 매니저와의 대화에서 "원했던 건 정말 많은 분들이 이 사건과 종교를 인지해서 사회적인 화두를 던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이미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 같아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작품의 기획 배경에 대해 조성현 PD는 "원래는 MBC에서 틀 계획이었는데 이게 한번 어그러졌다. 이후 넷플릭스와 이야기되어 2년여의 제작 기간을 거쳐 지금 공개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며 "저희 가족들 중에도 사이비 종교의 피해자가 있다. 제 바로 곁에 있는 친구들 중에도 피해자가 있다. 그러다 보니 남의 이야기가 아닌 저 자신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숙제같이 이 이야기를 꼭 다루고 싶었다."라며 사이비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왜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야기했다.

지상파 소속의 PD이면서 넷플릭스로 공개한 것에 대해 조성현 PD는 "같은 주제를 PD수첩으로 했다면 8~10주에 걸쳐 만들었을 거고 만들며 만나는 사람도 훨씬 적었을 것. 이번에 제작하면서는 200여 명 이상을 만났고 제작 기간도 2년이나 걸렸다. 그래서 어떤 방송보다 훨씬 심층적으로 다가서고 싶었다. 피해자로 등장하는 메이플을 만나서 직접 인터뷰하기까지 40여 일을 기다렸다. 이걸 만약 'PD수첩'에서 방송하려 했다면 만나지 못했을 것. 편성이나 제작 기간에 구애받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점이라 생각한다. "라며 장점이 있었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며 "오랜 시간 품은 주제였던 만큼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실을 보여줘야 된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 흔히 지방파 방송에서 보여주는 대로 모자이크를 하고 신도에게 몹쓸 짓을 했다고 말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이 이었고 어떤 피해가 있는지, 그런데도 왜 그를 메시아라 부르고 있는지,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많은 이들이 함께 고민해 보길 바라서 사실적으로 다루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조성현 PD는 "사이비 종교단체에 있는 내부의 한 분이라도 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자주 가는 탈 JMS 카페에 가면 이걸 보고 탈퇴했다는 이야기를 해 주시는 분들이 많더라. 내부자 중에서 동요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핵심 목표가 바로 이거였다. 개인적으로 보람이 있다."라며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사이비의 덫에서 빠져나오는 사람이 있기 바라는 목표로 제작하게 된 프로그램임을 밝혔다.

그동안 방송을 통해 계속해서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파장이 더 컸다. 이런 이유에 대해 조성현 PD는 "지금까지 지상파를 통해 비슷한 걸 많이 내보냈지만 특히 젊은 층들이 OTT를 통해 시사교양 방송을 보는구나 싶더라. 기성세대에게는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겠지만 OTT를 주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이야기로 받아들여져서라 생각한다."라며 분석을 했다.

대한민국 현대사 속 ‘메시아’들과 이들 뒤에 숨은 사건과 사람을 추적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은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