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역기피 의혹이 불거진 뒤 직접 전한 첫 입장이었다. 라비는 병역 면탈을 시도하려 했던 이유로 ▲자신이 사내의 유일한 수익 창출 아티스트였다는 점 ▲코로나 이전 체결한 계약서들의 이행 시기가 기약 없이 밀려가던 상황 속 위약금 부담을 들었다.
1993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 30세인 라비. 더 이상의 복무 연기가 어려워지자 "간절한 마음에 어리석은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그가 선택한 방법이란, 병역 브로커에게 계약금 5000만 원을 주고 병역을 회피하려 한 것.
라비는 뇌전증 환자인 척, 실신 연기까지 하며 응급실까지 갔다. 입원 치료 대신 신경과 외래 진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의사까지 속였다. 담당 의사는 그에게 "아무 의상이 없다"고 진단했으나, 무리하게 약 처방을 요구했다. 약물치료 소견을 받아내기 위해서였다.

정밀 신체검사일에도 라비의 계획은 착착 진행됐다. 전날 저녁과 당일 아침에 뇌전증약을 복용해 소변검사를 대비했다. 소변에서 적절한 약물 농도가 검출되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
원했던 5급 군 면제 처분은 받지 못했으나, 4급 판정을 받아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훈련소 입소 전, 고정 출연 중이던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서 하차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뒤늦게 그의 꼼수가 탄로 난 뒤, '악어의 눈물'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라비는 병역 회피 시도를 "스스로 합리화했다"고 털어놓았다. 뇌전증 열연으로 인해 선입견의 대상이 된 실제 뇌전증 환자들, 라비를 보며 박탈감을 느꼈을 병역 이행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점도 사과했다.

그러면서 "초라한 사과의 말들로 내 잘못이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많이 꾸짖어달라"고도 말했다.
빅스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역시 이날 공식 팬카페에 라비의 탈퇴 소식을 전하며 "팬 분들께 심려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병무청과 합동수사팀을 꾸린 검찰은 지난해 12월부터 라비를 비롯해 래퍼 나플라, 배우 송덕호 등 병역면탈사범 137명을 적발해 재판에 넘겼다.
징역형을 구형받은 라비와 나플라의 선고 기일은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백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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