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를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이선균 분)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현수와 수진(정유미 분)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다.
'탈출'은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갯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iMBC연예와도 이틀 연속 만나 두 작품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한 이선균. 그는 지난 2019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이후 다시 칸 레드카펫을 밟은 소감을 묻자 "너무 좋다. 역사적 행사에서 초청을 받는다는 건 언제나 기분 좋다. 처음보다는 떨림은 적지만 그때는 느끼지 못한 편안한 여유가 생겨 만끽하는 중"이라며 "일정이 빠듯한 건 여전하다. 부담도 여전하다. 완성된 나의 영화 성적표를 관객들과 함께 열어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런 행운이 어딨겠나. 기분 좋은 출발을 한 느낌이다. 반면에 부담도 크다. 함께 온 가족들이 즐겁게 봐줘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뤼미에르 극장은 '기생충' 당시 경험이 있어 더욱 의미가 있게 느껴진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정말 자정에 해서 놀랐다. 아들들이 영화를 보다가 잘 까봐 걱정했는데 재밌게 봤다더라"며 "'잠' 역시 극장이 작을 줄 알았더니 아니더라.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이런 진귀한 경험을 해서 기쁘고 가족들에게 기쁨을 준 느낌이라 더욱 뜻깊다"고 덧붙였다.

그는 "봉준호 감독의 추천이 한몫을 했다. 워낙 후배 연출진들을 챙기는 사람이다. 강력하게 추천하더라. 그래서 글을 읽어보니 신뢰가 생겼다. 담백하고 정말 빠르게 읽혀 흥미가 생겼다. 함께 호흡을 맞춘 정유미를 향한 신뢰도 두터웠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이미 여러 번 함께 작업해 연기의 결을 알고 있는 배우라 믿음이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특한 대본이더라. 정말 술술 잘 넘어갔다. 평밤하고 일상적인 소재로 공포를 표현한다는 것이 참 좋았다"고 덧붙였다.
'탈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김태곤 감독과 우연히 만나 조만간 작품을 제안할 거라고 들었다. 이후에 책을 보니 재난과 관련된 규모가 엄청나게 큰 영화더라. 난 이런 영화의 주인공을 못하는 배우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매니저가 적극 추천하고 용기를 주더라. 그 말을 믿고 잘 채워봐야겠다는 결심을 내렸다"며 "찬찬히 읽어보니 생동감과 속도감이 엄청나더라. 겹겹이 쌓인 결과물을 보는 느낌이었다. 신파에 너무 힘을 주지 않고 완급 조절도 적당한 영화였다.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작품 선택에 있어 내 컨디션과는 별개다. 내 임무가 무엇인지 항상 생각한다.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이호영 / 사진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