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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탈출' 양 박사에게 신경안정제를 먹인 이유 [인터뷰M]

김희원, '탈출' 양 박사에게 신경안정제를 먹인 이유 [인터뷰M]
입력 2023-05-24 19:33 | 수정 2023-05-2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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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칸=iMBC연예)'탈출' 김희원이 역할의 디테일을 구축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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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PROJECT SILENCE)' 김태곤 감독과 배우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이 iMBC연예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탈출'은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갯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액션, 스릴러, 느와르, 판타지, 호러와 같은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수의 작품을 상영하는 부문에 공식 초청된 것.

    이야기는 갑작스러운 안개의 습격으로 공항대교의 시야가 극도로 나빠져 사람들은 고립되고, 연쇄 충돌과 폭발이 벌어지며 시작된다. 다리가 붕괴될 위험에 처하고, 혼란 속에서 비밀리 이송되던 군사 실험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개 실험체 '에코'가 탈출하고, 살아남은 모든 인간은 끊임없는 공격의 표적이 된다. 작중 김희원은 실험체이자 '탈출' 속 공포의 존재 에코를 연구하고 개발한 책임 연구원 양 박사를 연기했다.

    김희원은 역할 구축에 힘을 쏟았다. 그는 "선한 역할인지 악한 역할인지 경계선이 모호한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개 에코에 대한 정보를 내 대사로 모두 전달해야 했다. 무자비한 빌런이라면 구구절절 말로 읊지 않았을 거 같았다. 그렇다고 선한 행동만 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군가에게 친절하게 설명하기보다는 과도한 연구로 살짝 미쳐 혼잣말을 끊임없이 한다는 설정을 삽입했다. 작품 속에서 양 박사는 끊임없이 신경안정제를 먹는다. 헛소리에 가까운 혼잣말을 하며 약을 계속 먹게 만들면 관객이 이해하기 쉬우며 작품의 결, 역할의 경로도 확연히 구분 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어 김희원은 "미술을 담당하는 스태프들에게 실제 신경안정제를 담는 약통을 요청했다. 그 약통을 늘 품고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외양에도 신경을 썼다. 김희원은 "'바바리코트'와 안경, 덥수룩한 머리를 요구했다. 안개 탓에 시야가 흐려진 와중에도 관객이 양 박사를 알아보길 원했다. 딕션도 조금 뭉개 발음했다. 너무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는 건 스트레스로 인해 살짝 미쳐있는 양박사와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구상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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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출'의 촬영 현장은 혼돈 그 자체였다고. 연쇄추돌이 벌어져 화마에 휩싸인 대교를 구현하기 위해 위험한 소품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던 것. 양 박사는 위급 상황에 신발 한쪽을 잃는다. 김희원은 "모든 촬영에 한쪽 신발만 신고 달리고 굴렀다. 유리 파편도 많고 맨바닥을 달리다보니 한쪽발이 너무 아프고 상처가 심해지더라. 양말 안에 밑창을 넣어봤지만, 소용없었다. 연기하는 내내 괜히 불안해 동작이 작아지고 불안해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실감 나게 연기하기 위해 애를 썼다"고 밝혔다.

    베테랑 김희원이 자평하기에 '탈출'은 난도 극상의 촬영 환경이었다고. 그는 "연기는 존재하는 무언가와 감정을 교류하고 표출하는 과정 아닌가. 하지만 개 에코가 모두 컴퓨터그래픽(CG)인 탓에 인형이나 스태프의 도움으로 상상하고 구현해 감정을 쏟아내야 했다. 리액션의 크기도 배우마다 다르고, 상상의 규모도 저마다 제각각이었기에 아주 어렵더라. 허공에 대고 뱉는 대사는 정말 골치 아픈 거 같다"고 토로했다.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전 세계 영화 팬들과 '탈출'을 함께 시청한 후 CG에 대한 불안은 사라졌다는 그다. 김희원은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을 통해 확인하니 CG에 대한 불안감은 해소됐다. 아주 훌륭한 기술력으로 완벽히 구현했더라"면서도 "다만 내 리액션과 연기에 대한 아쉬움은 크게 남았다. 개인적으로 디테일을 잘 살리지 못해 아쉽다. 개의 위치만 알고 표정은 영화를 통해 확인했다. 그렇게 동물에 감정을 잘 묘사해 줄지 몰랐다. 결과물을 보면 늘 아쉽다. 만족이란 건 항상 어려운 거 같다"고 전했다.

    이렇듯 김희원은 항상 오답노트를 쓰며 자신을 채찍질한다. 성장 동력 중 하나인 셈. 그는 "당연한 이야기다. 항상 결과물을 마주하면 내 잘못과 그나마 다행인 부분을 구분 지어 살핀다. 그 과정의 무한 반복을 복습하고 또 복습해야 하는 직업이 바로 배우인 거 같다. 배우 일을 관둘 때까지는 숙명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호영 / 사진출처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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