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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주지훈, 조금 망가져도 괜찮아 [인터뷰M]

'탈출' 주지훈, 조금 망가져도 괜찮아 [인터뷰M]
입력 2023-05-25 09:01 | 수정 2023-05-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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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칸=iMBC연예) "그래,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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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출' 연출진이 카메라 속 우스꽝스러운 주지훈의 모습을 보고 내지른 탄성이다. 작중에서 당신이 알던 주지훈의 멀끔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작정하고 망가져 관객을 웃길 줄 아는 배우임을 증명한 그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PROJECT SILENCE)' 김태곤 감독과 배우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이 iMBC연예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액션, 스릴러, 느와르, 판타지, 호러와 같은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수의 작품을 상영하는 부문에 공식 초청된 것.

    '탈출'은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갯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야기는 갑작스러운 안개의 습격으로 공항대교의 시야가 극도로 나빠져 사람들은 고립되고, 연쇄 충돌과 폭발이 벌어지며 시작된다. 다리가 붕괴될 위험에 처하고, 혼란 속에서 비밀리 이송되던 군사 실험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개 실험체 '에코'가 탈출하고, 살아남은 모든 인간은 끊임없는 공격의 표적이 된다.

    작중 주지훈은 인생의 대박을 노리는 '렉카' 기사 조박을 연기한다. 비주얼은 가히 충격적이다. 긴 장발에 브리지 염색을 한 그는 시종일관 '날티'를 풍겨댄다. 생존을 위한 능청으로 무장했으며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잇속을 챙겨대 얄밉다가도, 결정적 순간 혁혁한 공을 세운다. 도무지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인물이다. 주지훈은 조박을 위해 제대로 망가졌다. 작품의 도구로 쓰이는 행위 자체가 즐거움이라는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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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지훈은 역할 제안을 받고, 직접 스타일링을 했다. 물론 연출진이 준비한 또 다른 스타일링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더욱 파격적인 외양을 위해 더한 것을 내놓아 강행했다고. 주지훈은 "머리와 옷 전체를 내가 직접 선보였다. 어릴 때 내가 본 동네 무서운 형들을 떠올렸다. '날티'나는 머리에 잔뜩 치장한 옷들이 필요했다. 연출진이 요구한 머리는 내가 준비한 것보다 훨씬 짧았다. 첫 촬영 당시 카메라 속 조박의 모습을 보고 스태프들이 '그래 이거야!'라고 외쳤다. 안도의 한숨을 쉰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이며 환기의 도구로 사용되는 역할에 가깝지만, 인물 서사를 구축해 속을 채우는 과정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기적이고 돈만 밝히고 배려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큰 사고가 난 걸 보고도 자신의 이득을 쫓는다"며 "스크린에 나타날 리 없지만, 연기하는 내 입장에서는 필수로 서사를 구축해야 했다. 조박은 가난 탓에 어린 시절부터 사회 약자의 삶을 살았을 거다. 가족은 없다. 아끼는 강아지만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열네 살 즈음에 가출을 해서 홀로 살아와 다소 이기적이며 생존을 위한 능청을 부린다"며 "모두에게 미움받는 사람이라도 나만은 내 역할을 사랑하고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역이나 CG도 최대한 자제했다. 조박은 결정적 순간 입에서 불을 뿜어 뱉어 위기를 모면한다. 차력쇼에서나 접할 수 있는 엄청난 광경이다. 연출진은 CG를 염두에 뒀으나, 주지훈은 직접 나섰다. 그는 "안전장치를 확실히 해두고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 조박이 전문 서커스 단원이나 차력사는 아니니까 너무 능숙하게 불을 뿜거나 맹물로 하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차력 전문가가 불을 뿜는 방범을 알려줬다.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모든 스태프들이 그 광경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촬영해 줬다. 체질에 맞았는지 불의 사이즈가 차력사 선생님보다 크게 나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부상투혼도 불사했다. 주지훈은 "부상을 조금 당했다. 공포심에 너무 무리해 입 속 압력을 조절을 잘못했는지 침샘에 염증이 생겼다. 도수 높은 알코올을 입에 머금고 마구 뿜어대서 탈이 났나 보다. 정말 아파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다행히 만족스러운 장면이 탄생해 위안을 삼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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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닝타임 내내 시종일관 코믹으로 승부한다는 게 배우 입장에서는 아쉽지는 않았을까 우문하니 "배우니까 아쉽지 않았다. 나 그런 거 원래 좋아한다"며 현답을 내놓은 그다. 주지훈은 "애초에 멋있어 보이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사실 항상 듣는 질문이기도 하다. '왜 갑자기 이런 걸 하냐'는 물음은 작정하고 멋진 역할을 맡지 않았을 때 따라다닌다. 하지만 난 이런 거 좋아한다. '궁'으로 데뷔해 대중의 니즈가 있을 뿐, 배우 주지훈은 가리지 않는다. 짜장면을 두 끼 내내 먹으면 질리지 않나. 다른 걸 해보고 싶은 마음, 그게 부담스럽지 않은 마음은 한결같다"고 전했다. 이어 "나에게 고착된 이미지는 현명하게 적재적소에 잘 써먹고, 반대로 신선한 충격도 줘야 하는 임무가 있다. 관객에게 환기의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영광인가"라고 강조했다.

    갈증은 영원하다는 주지훈이다. 그는 "최근 넷플릭스 '길복순' 속 황정민 선배를 보고 감탄했다. 카메오로 출연하셔서 온몸에 문신을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시지 않나. '아! 나도 저런 거 하고 싶어!'고 외쳤다"며 "나이가 들어가니 흐뭇한 지점도 그런 것이다. 좋은 배우가 나이가 들어 좋은 연기를 할 때 잔주름조차도 연기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 잔주름을 목격하면 미칠 거 같다. 파이팅을 얻게 된다. 계속해서 나이와 상관없이 극을 이끌어가시는 선배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행복한 세대에서 연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호영 / 사진출처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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