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전종서 "여배우라면 ♥이충현과 작업하고 싶을 것" [인터뷰M]

배우 전종서가 연인이자 '발레리나' 연출을 맡은 이충현 감독과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전종서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iMBC연예와 만나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발레리나'는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가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프로(김지훈)를 쫓으며 펼치는 아름답고 무자비한 감성 액션 복수극이다.

이날 전종서는 "이충현 감독과 영화 '콜' 이후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며 "여배우라면 이 감독과 작업해 보고 싶다는 갈망이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그랬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충현 감독은 단편 영화부터 창작을 해서 내놓은 작품이 일반 영화와 다른 작품에서 실현되지 않는, 여배우로서 해볼 수 있는 판타지적인 게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걸 갈망하는 마음이 여배우로서 있었고, '발레리나'라는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연출 스타일은 내가 어떤 걸 처음부터 끝까지 정해두고, 철저하게 준비해서 가는 타입은 아니다. 현장에 가서 열려 있는 상태에서 연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감독과 배우의)합이 잘 맞아야 가능한 부분이다. 촬영 감독님도 '콜'을 함께 했던 분이다. 카메라 호흡도 친밀했고 좋았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옥주는 유일한 친구이자 발레리나인 민희가 죽음을 선택하며 남긴 편지를 발견한다. 그 편지를 통해 죽음의 배후가 최프로임을 알아차리고 민희를 대신해 복수를 시작한다. 옥주와 민희는 정확히 어떤 관계일까.

이와 관련해 전종서는 "남자들의 우정에 비해 여자들의 우정 모양은 복잡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 복잡 미묘한 여자들의 우정에 대해 '퀴어'로 보일지, 아니면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았다. 그냥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놔두고 싶어 꼭 어떤 관계인지는 정하지 않았다. 보시는 분들로 하여금 '사랑 아니야?'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존중한다. 여성 관객이라면 미묘한 걸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조금이라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영화를 보면 종종 극단적인 장면이 등장하곤 한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 봤을 때, 실제로 연기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 전종서는 "일단 영화라서 가능했던 것 같다. 영화적으로 처벌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굉장히 스타일리시하다. 자극적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사건의 모양은 탄탄했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사라졌다는 것에 대해 감정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우리가 나오는 장면에서 비현실적인 장소가 종종 나왔다. 다 한국을 배경으로 찍었다. '발레리나' 세계관이라고 생각했다. 오픈 시퀀스부터 단번에 사로잡아서 '발레리나' 안으로 끌어들이고 싶었다. 어디서 볼 수 없었던 슈퍼마켓처럼 이것들이 이 작품의 세계관인 것 같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시적인 느낌이 강했다는 전종서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묘사나 복수를 하는 과정 등이 조용하게 잔인한 느낌이 강했다. 감독님이 얘기한 것처럼 발레리나가 발레 공연하는 것처럼 복수 과정이 잘 그려진 시나리오였다. 나중에 완성된 시나리오를 보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컬러풀했고, 다이내믹 했고, 에너제틱 했다. 무엇보다 시적인 느낌이 강했다. 음악이나 조명, 촬영 모든 것들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 시나리오 안에 내 액션이 부각돼 있진 않았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어떤 모습으로 어떤 상태로 복수를 하는지 등 세세하게 지문에 적혀 있긴 했다. 그런 것들을 시적으로 묘사됐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은유적인 느낌도 있었다. 발레리나라고 칭하면서 '기억 안 나느냐'고 말한 대사처럼. 보기에 따라, 어떤 관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발레리나'에 대한 주변 반응에 대해서는 "지인들이 준 리뷰들이 전부인데, 의견이 반반 나뉘었다. '너무 재밌다', '시적이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개봉한 지 얼마 안 돼 그런가 친구들 반응도 다 제 각각이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전종서는 '발레리나'를 통해 해보고 싶은 것들을 다 해봤다고.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해보고 싶었던 걸 다 해본 것 같다. 정말 만족한다. 액션 스쿨에서 준비도 열심히 했다. 액션스쿨이 송도에 있었는데, 근처에 숙소를 잡고 왔다 갔다 하며 트레이닝을 받았다. 살을 빼기도 하고 찌우기도 했다. 운동도 많이 했다"라며 뿌듯해했다.

특히 전종서는 "처음으로 랩을 해봤다"며 "그레이가 이 영화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내게 '랩 해보겠냐'고 제안을 했는데 자신이 없었다. 힙합을 해본 적은 없었지만 오랜 시간 좋아하고, 그 장르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거침없이 가사에 담아 내뱉는 게 좋아 보였다. 'OST 절대 못 한다고' 하긴 했지만 '일단 해보고 안 되면 하지 말자'라는 말을 듣고 도전해봤다"고 털어놨다.

그는 "녹음 하루 전에 가사를 받았다. 하루 연습하고 바로 녹음한 게 OST로 쓰였다. 너무 민망했다. 그런데 다른 OST 음악에 잘 묻어간 것 같아 다행이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한편 '발레리나'는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



장다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