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 영화를 시작하기로 함과 거의 동시에 박혜수의 학교폭력 의혹도 불거졌다. 배우로서는 이런 의혹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가 어려웠을 것. 감독님과 어떤 이야기를 했었냐는 질문에 그는 "스태프끼리 회의를 했겠지만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결정해 주셨을 때 그 결정에 저는 최선을 다해서 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게 올바른 응답이겠다고 생각했었다."라며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아직도 수사가 진행 중인 박혜수의 학교 폭력에 관한 진실 여부는 지금 따지고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박혜수는 "지금 수사 중인 상황에 대해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어떤 구체적인 증거가 있는지 등은 제작진에게 다 오픈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관련된 부분은 모두 제작진과 이야기하고 있다"며 언론에 일일이 이야기는 못할지언정 자신의 편을 들어준 제작진에게는 솔직하게 무고한 상황을 다 공개하고 있음을 알렸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라는 폭로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박혜수다. 수사가 빨리 진행되어 억울함이 해명되면 좋으련만 논란이 불거지고 2년이 지났으나 아직 해당 사건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렇게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인데 많이 답답하지 않냐고 물어보니 그는 "초반에는 조급함도 있었는데 지금은 언젠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지만 결론이 반드시 나올 것이고 사실이 밝혀질 거라 생각해서 이 과정 또한 다 지나가야 하는 거라 생각된다."는 담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저 나이에 이런 생각이 가능한 걸까? 마음속에 어떤 보살이 앉아 있길래 저렇게 생각하며 표정이 평화로울 수 있는 건지 의아했지만 박혜수는 "이 영화를 만나고 개봉을 하는 것 처엄 모든 시간이 다 어딘가로 흘러가는 중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라며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러며 "저를 지켜봐 주고 응원해 주는 모든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다 힘이 되어 주고 있다."며 영화를 좋게 봐준 관객들이 있는 곳이라면 최대한 발로 뛰어 직접 만나고 싶은 생각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GV도 많이 하며 천천히 영화를 보내주겠다는 다짐을 했다.
박혜수는 "연기는 끊임없이 저에 대해 알아가고 타인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주는 작업이다. 제가 아닌 누군가가 된다는 게 쉽지 않고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제가 생각하는 완벽한 지점에 닿게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제가 연기를 안 했다면 하지 않았을 생각이나 고민을 하게 하다 보니 제가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나침반이 되어주는 것 같다.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긴 영화라는 건 매 순간 좋은 인연을 만나게 해 주기에 너무 값지다. 그런 게 맺은 좋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그분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저에게 옮겨오기도 한다. 그걸 보고 또 배우고 그렇게 생각의 나이를 먹어가는 것 같다. 연기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업이고 매 순간 치열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작업이다"라며 연기를 통해 배운 것과 연기가 자신의 인생에 가져다준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단순히 다른 인물로 살아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박혜수의 연기관은 앞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인터뷰를 위해 만났을 때 보다 한층 더 깊어진 것 같다.
CGV 실관람객들의 평가로 이뤄지는 골든에그지수 96%를 달성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영화 '너와 나'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김경희 / 필름영 / 그린나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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