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님은 어머님을 보거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요. 휴가 동안 좋은 기억만 담고 오시면 됩니다.” 죽은 지 3년째 되는 날, ‘복자’(김해숙)는 하늘에서 3일간의 휴가를 받아 규칙 안내를 맡은 신입 ‘가이드’(강기영)와 함께 지상에 내려온다. 미국 명문 대학교 교수인 자랑스러운 딸을 볼 생각에 설레던 마음도 잠시, 돌연 자신이 살던 시골집으로 돌아와 백반 장사를 시작한 ‘진주’(신민아)의 모습에 당황한다. 속 타는 엄마의 마음도 모르는 ‘진주’는 자신을 찾아온 단짝 ‘미진’(황보라)과 엄마의 레시피를 찾아가고, 낯익은 요리를 보자 서로의 추억이 되살아나는데…



● 비포스크리닝
2019년 '나의 특별한 형제'로 모두의 공감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선보였던 육상효 감독이 4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 각본가의 필력이 돋보인다. '7번방의 선물'을 각색하고 '82년생 김지영'의 각본을 쓴 유영아 작가가 집필을 한 것. "죽고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을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그는 내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어할지를 상상하다 쓴 것"이라는 이 작품은 두 사람이 소통할수 없는 상황에서 서로에게 진심을 전한다는 아이러니한 설정을 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설정을 국민엄마인 김해숙, 힐링의 아이콘 신민아가 모녀로 호흡을 맞추며 선보인다. 여기에 강기영, 황보라, 차미경, 박명훈, 배해선 등 재치있는 조연들이 합류해 이미 예고된 눈물 파티 외의 재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 애프터스크리닝
'하늘나라로 간 엄마가 3일동안 딸을 만나서 온다'는 설정만으로도 예상 가능한 스토리가 있고 눈물 꽤나 뽑아내겠다는 예측이 되는 영화였다. 시사회에 들어가기 전 주머니에 잔뜩 티슈를 챙겨갔다. 그런데 예상밖이었다. 엄마의 등장만으로도 눈물이 흐르지 않을까 했던 예상은 시니컬한 사투리 연기에 시원하게 비껴갔고 별다른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딸의 모습에서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다.
어쩌면 일반적인 모녀관계가 아니었던 복자와 진주의 과거는 '아마도 이렇게 흘러갈 것 같다'는 관객의 섣부른 추측이 올라올때마다 조금씩 드러나며 딸이 왜 그렇게 엄마를 원망하는지 이해를 하게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히 슬픔과 눈물로 범벅이 되는 영화가 될수도 있었을텐데 이 영화는 덤덤하고 가끔을 웃음이 터져나오게 그려가는게 특징이다. 그러다 후반부 관객의 개인적인 기억이나 성향에 따라 제각각 다른 부분에서 '더 이상은 못 참겠다'며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전국민을 대사 없이 표정만으로도 울릴 수 있는 김해숙 배우를 데려다가 이렇게 강약 조절을 해 낸 육상효 감독의 노련함이 돋보인 연출이었다. 이번 영화에서 신민아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깊이 있는 연기를 잘 해내는 배우라는 걸 보여줬지만 이번에는 영화를 통해 아낌없이 연기력을 입증해냈다. 눈물을 참고 예쁜 미소를 지음으로서 더욱 관객의 눈물을 자극할줄 아는 똘똘한 배우였다. 신민아가 말아주는 잔치국수에 관객들도 군침을 흘리게 하는 담백한 영상도 좋았다. 신민아가 요리해주는 만두, 스팸김치찌개에서는 마치 음식 냄새가 스크린을 통해 퍼져나오는 듯 했다.
기자는 '기억은 곧 연인'이라는 강기영의 대사에 눈물이 쏟아졌는데 여러분들은 이 영화의 어떤 대사와 어떤 장면 때문에 눈물이 쏟아질지 궁금하다.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의 이야기를 다룬 힐링 판타지 영화 '3일의 휴가'는 12월 6일 개봉한다.
김경희 /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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