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참사 국정조사 특위가 오늘 오후 유가족과 생존자, 지역 상인 등이 참석하는 공청회를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의 2차 가해에 대한 진술이 잇따랐습니다.
첫 번째 진술자인 생존자 김초롱 씨는 "저에게 2차 가해는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다"며 "참사 후 행안부 장관의 첫 브리핑을 보며 처음으로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이상민 장관의 "'우려할 정도의 인파는 아니었고, 경찰 병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는 말이 참사 희생자들을 놀러 갔다 죽은 사람들이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진술했습니다.
울먹이며 진술을 이어간 김 씨는 "몇 주 전 고등학교 생존자가 스스로 세상에 작별을 고했을 때 저는 스스로 잡고 있던 끈을 놓칠 뻔했다"며 "그런 결정을 했을 그 마음을 너무 알 것 같아 슬펐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 약의 용량을 늘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무총리가 했던 '스스로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다"며 "참사와 같은 재난을 겪은 사람에게 개인적인 극복도 중요하지만, 진상규명만큼 큰 치유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치료와 상담으로 아무리 개인적으로 노력해도 결국 바뀌지 않는 사회와 매번 쏟아지는 망언들이 제 노력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씨는 또 10·29참사에 대해 "본질적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왜 사람들은 혐오 문화를 생성해내는지를 다 같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때"라며 "우리가 재난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도 아니며 시스템이 붕괴되지 않았다. 참사의 유일한 원인은 군중 밀집 관리의 실패"라고 말했습니다.
10·29 참사로 약혼자를 잃은 익명의 생존자도 국정조사에 출석해 정부가 유가족들의 모임을 만들어주지 않는 것에 대해 "이것 또한 2차 가해"라고 외쳤습니다.
그는 "희생자를 잃었다는 슬픔에 대해 공감하고 서로 위로하여 버텨낼 수 있었다. 이러한 공감이 없었더라면 저 역시 159번째의 희생자와 같은 선택을 했었을 것 같다"며 "그만큼 같은 슬픔을 공유하고 서로를 위로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진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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