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현실판" 정치권 '발칵'‥여당서도 "정순신 즉각 사퇴하라"

검사 출신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했지만, 여당 당권주자까지 나서 사퇴를 촉구하는 등 그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천하람 후보는 오늘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곽상도 전 의원, 조국 전 장관 사건에서 국민께 큰 박탈감을 드렸던 '아빠 찬스'의 악몽이 되살아난다"며 정순신 국수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천 후보는 "학교폭력 자체도 부적절하지만, 학폭위 처분에 불복해 수차례 소송을 내고 모두 패소한 것은 더 큰 문제"라며 "아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면하게 하기 위해 검사 출신 법조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천하람 후보 SNS 캡처

그러면서 "이런 사람에게 대한민국 수사 경찰을 지휘·감독하는 공직자의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냐"며 "정 수사본부장에게 진정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의도가 있다면, 직을 내려놓고 피해 학생과 국민들께 진솔하게 사과드리는 것이 먼저일 것"이라고 요구했습니다.

또한 "이런 문제가 인사 검증 과정에서 밝혀졌다면 절대 임명해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다"며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검사 출신이라 해서 검증의 칼끝이 무뎌졌던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의힘 권은희 의원도 SNS에 "아들의 심한 가해 사실을 알고서도 오히려 뒷심이 돼 줬다"며 "법과 원칙을 집행하는 국수본부장 자격이 없다,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도 오늘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순신 국수본부장의 '아들 학폭' 논란에 대해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가 우선 떠올랐다"며 "이건 보수, 진보의 문제도 아니고 각종 커뮤니티에서 엄청난 분노와 항의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한국 사회에서 권력이 자녀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자녀의 잘못마저 덮어주는 씁쓸한 자화상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이라고 꼬집으며 "필요하면 관련 대응 기획단을 꾸려 학교폭력과 관련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 역시 SNS에서 "한마디로 '더 글로리' 현실판"이라며 "아빠가 법조계라 재판을 걸어도 이긴다며 지속적으로 가해를 일삼은 정순신 아들의 학교폭력 자체도 문제지만, 이후 대처 과정에서 법조 권력을 동원해 아들을 변호했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자리의 성격에도 맞지 않고 그 자신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어떤 자격도 없다"며 "정의당은 정순신 본부장 임명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