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열렸던 한일정상회담 이후 양국 정상의 지지율이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시다 일본 총리의 지지율은 완연한 회복세인데 반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추세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 윤 대통령 지지율, 4%p 하락해 30% [한국갤럽]
한국갤럽이 어제 발표한 3월 5주차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0%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 전국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인데요,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일주일 사이 4%p떨어져 30%를 기록했고, 부정평가는 58%에서 2%포인트 오른 60%였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를 기록한 건 지난해 11월 4주차 조사 이후 4개월여 만입니다.
■ TK에서도 부정 평가 앞서
지역별로도 TK에서 긍정 41%, 부정 43%를 기록하는 등 전 지역에 걸쳐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보다 부정평가가 높았습니다.
연령별 응답을 살펴보면 60대, 70대에서만 긍정 평가가 높았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겹친다는 게 확인됩니다.
■ 긍정·부정 평가 이유 모두 1위는 '외교'
한국갤럽은 "3월 둘째 주부터 대통령 직무 긍정·부정 평가 이유 양쪽에서 일본 및 외교 관계 언급이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일정상회담, 강제징용 해법안 여파가 몇 주째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죠.
갤럽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무선(95%)·유선(5%)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0.3%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 日 기시다는 지지율 반등‥50% 고지가 코앞에
일본은 반대입니다. 20~30%선까지 추락했던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지지율은 최근 50% 선에 근접했습니다.
아사히(朝日)신문이 한일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18∼19일 18세 이상 일본 유권자 1304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40%로 한 달 전 조사 대비 5%포인트 상승했고, 지난 26일 공개된 닛케이 여론조사에서는 기시다 총리의 지지율이 48%로 나타났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윤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과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 등 외교적 이벤트가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일 양국 모두 '외교'가 국내 정치의 중요 요인이 되고 있는 겁니다.
■ 현찰 주고 어음도 못 받았는데‥교과서·역사 왜곡으로 뒤통수 세게 맞고
일본의 외교에는 '어음'이 없다고 외교가에서는 평가합니다. '하나 받아야 하나 주는' 철저하게 주고받기식 외교라는 이야기입니다. 선불도, 선지급도 없는 아주 '미세한' 외교방식이라는 겁니다. 일본과의 협상이 그래서, 답답하고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이번에 윤 대통령의 강제징용 '결단'은 우리가 그냥 먼저 '현찰' 선물을 안겨준 셈이니 일본 측으로선 '땡큐'인 겁니다.
'굴욕 외교'라는 비판이 일자 박진 외교부 장관은 "우리가 먼저 컵에 물을 반 채웠으니 일본이 나머지 반을 채우기를 기다린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은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에서 일제의 '강제 징용'을 조선인의 '참가'로 왜곡하는 걸로 응답했습니다.
■ 일본 언론들의 '흘리기'에 우리는 해명도 제대로 못해
한일정상회담 직후 일본 언론들은 앞다투어 회담에서 '했던' 이야기라며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독도, 위안부 합의 복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멍게 등 수산물 수입…
일본 언론이 보도하면 우리 언론은 용산 대통령실에 확인하고, 용산에서는 제대로 설명을 못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국민여론은 더 싸늘해지고 있는 겁니다.
외교, 국제 정치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국내 정치와 여론입니다.
한일정상회담은 사전 의사결정과 사후 설명 등 총체적으로 난국에 빠진 듯한 모양새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지지 여부가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요.
한국 외교는 잘하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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