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년 만에 한반도 온 전략핵잠수함…"미국 확장억제는 확고"
이틀 전 미국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이 부산작전기지로 들어왔습니다. 미국의 주요 전략자산 가운데 하나인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이 한반도에 전개된 건 42년 만입니다. 은밀성이 중시되는 주요 전략 자산의 움직임이 공개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데, 미국의 확장억제가 확고하다는 걸 보여줬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입니다.
어제 오후 국방부 기자단도 '켄터키함'이 기항 중인 부산작전기지를 찾았습니다. 잠수함이 기항 중인 부두 초입에는 무장한 미군 초병이 간이 철조망 주변에서 경계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출입 허가를 받은 상태였지만, 추가로 신분증을 꺼내 신원을 확인하고, 간단한 신체 수색 절차도 거쳤습니다. 자국의 전략자산을 공개하는 데에 있어 보안에 극히 신경 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부둣가를 따라 걷다 보니, 어느덧 '켄터키함'의 거대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길이만 170미터, 폭은 12미터에 육박해 잠수함 전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다만 사거리 1만 2천킬로미터에 달하는 '트라이던트-II' 미사일을 발사하는 수직 발사관은 덮개에 가려져 확인할 수는 없었고, 잠수함 내부 모습도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 '켄터키함'에 핵무기 실렸나…미군 "긍정도 부정도 안 하겠다"
미군 측은 전략핵잠수함의 한국 방문이 확장억제 공약을 확고히 하는 것이자, 북한을 향한 경고임을 강조했습니다. 취재진을 안내한 아이작 테일러 주한미군 공보실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북한이 대한민국에 그 어떤 핵 공격이라도 감행할 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미국이 유지하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했습니다.
'켄터키함'은 북한 전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 20여 발을 탑재할 수 있는데, 여기에 핵탄두를 실을 경우 과거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규모의 1천 배 이상 위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테일러 실장은 '켄터키함에 핵탄두가 탑재된 SLBM이 실려있는지' 묻는 말에는 "핵무기 탑재 여부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것(NCND)이 미국 정부의 정책"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분명한 건 북한이 전략핵잠수함의 한반도 전개를 대단히 의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어제 새벽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기습적으로 발사했는데, 미사일 비행거리는 평양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와 비슷했습니다. 아직 우리 군이 '켄터키함'과 연합훈련을 펼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과거 전례를 살펴보면 함께 훈련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오는 27일 6.25 전쟁 정전협정일을 앞두고 북한이 무력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군 당국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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