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인다는 걸 알게 된 건 작전 투입 1일 차인 7월 18일 새벽 5시 15분쯤이었습니다. 부대에서 챙겨온 장비가 삽과 갈퀴, 고무장화가 전부였고 구명조끼는 없었던 상태였는데, 영문을 모르던 장병들에게 사단장의 추가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덥고 습한 날씨인데도 '얼룩무늬 스카프'를 모두 올려 쓰고, 웃는 표정이 나오지 않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날 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도 사단장의 질책성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복장 착용이 미흡하다, 사단장에게 경례가 미흡하다'는 등 외부에 비치는 모습에 치중한 지적이었다는 게 군인권센터의 설명입니다. 특히 이날 부대 단체 채팅방에는 '다른 부대가 실종자를 찾았다, 오늘 실종자를 3명 정도 찾을 것으로 보인다'는 말도 오갔는데, 실시간으로 수색 목표치와 실적이 전파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습니다.

'무릎 아래까지 들어가서 탐색하라'는 지시 사항이 담긴 단체 채팅방 [군인권센터 제공]
한편, '장화를 신고 물속에 들어가는 것이 위험하다'는 현장에서의 우려도 있었습니다. 부대 간부가 '안전 재난 수칙에 장화를 신고 물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지만, 투입 2일 차인 지난달 19일 새벽 내려진 복장 지시사항에는 이 같은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장화와 우의, 정찰모와 갈퀴를 착용하라고만 적시됐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이 같은 증거와 증언을 종합할 때, 해병대 장병들이 물속에 들어가 수색을 하게 된 계기는 사단 지시사항에 따른 것이 명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센터 측은 해병 1사단 지휘부가 '해병대가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이미지를 끌어내기 위해 안전을 무시하고, 무리한 지시를 남발하다가 사고가 발생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도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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